기술유용 '갑질' 관련 첫 동의의결 나왔다…효성중공업, 협력사에 34억 '상생 보따리'
기술유용 행위 관련 첫 동의의결 사례
기술 지원 11억·설비 구입 16억 등 총 34억 '상생 보따리'
효성중공업이 협력업체의 기술 도면을 정당한 사유 없이 요구하고 임의로 사용한 행위 등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34억 원 규모의 상생 지원안을 담은 동의의결을 확정했다. 이번 조치는 2022년 하도급법에 동의의결 제도가 도입된 이후 기술유용 행위에 대해 적용된 최초의 사례다.
공정위는 효성 및 효성중공업의 하도급법 위반 혐의와 관련된 동의의결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효성중공업이 수급사업자에게 발전 및 동력기기 제조를 위탁하는 과정에서 부품 도면 등 기술자료를 요구하고, 이를 제출받은 자료와 동일하게 작성·등록해 관리한 사건이다. 공정위는 해당 행위의 위법성을 검토해왔으나, 효성 측이 스스로 시정방안을 마련해 동의의결을 신청하면서 절차가 전환됐다.
구성림 공정위 기술유용조사과장은 "기술자료가 실제 부품 제조에 사용되는 단계까지 나아가지는 않아 위법성이 중대하거나 명백하지는 않다고 판단했다"며 "국고로 귀속되는 과징금 제재보다는 수급사업자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는 동의의결이 효과적이라고 보아 지난해 5월 절차를 개시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종 확정된 동의의결안에 따라 효성과 효성중공업은 기술자료 유용 재발 방지를 위해 관리시스템을 전면 개편한다. 앞으로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는 사전승인이나 사후검수 목적으로만 활용해야 하며, 정당한 사유 없는 자료 요구와 동일 도면의 임의 작성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또한 기술자료 자가 점검 기능이 포함된 내부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기적인 자체 감사 결과를 공정위에 보고하기로 했다.
협력업체에 돌아가는 상생 지원금은 총 34억2960만 원 규모다. 이는 기술유용 사건에서 부과된 역대 최대 과징금(약 26억 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구체적으로는 기술유용 대상이 된 수급사업자의 노후 금형 신규 개발과 부품 경량화 등 기술 지원에 11억2960만 원이 투입된다. 아울러 수급사업자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설비 구입 자금으로 16억4000만 원을 지원하며, 현장 근로자를 위한 이동식 에어컨 설치와 휴게시설 확충 및 안전설비 구입 등에 6억60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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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가 주요 수급사업자 12개 업체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 모든 업체가 법정 제재보다 실무에 도움이 되는 이번 지원안에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공정위는 "이번 결정이 기술유용 관행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수급사업자를 신속하게 구제하는 상생협력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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