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통합 정신"vs"민심 왜곡"…시민배심원제 놓고 전남·광주 시끌
민주당, 통합특별시장 경선 시민공천배심원제 검토
합동연설·토론 뒤 후보 8명→5명 압축
민형배·김영록 신중론…강기정·신정훈 긍정 평가
2010년 광주 경선 적용 사례…배심원제 명암 재조명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장 더불어민주당 경선 주요 후보군. 위 왼쪽부터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민형배·신정훈 의원. 아래 왼쪽부터 이개호·이병훈·정준호·주철현 의원.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선출 과정에 시민공천배심원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경선 방식이 선거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광주와 전남 행정통합 이후 처음 치러지는 단체장 선거인 만큼 경선 규칙 자체가 정치적 의미를 갖게 됐다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에 시민공천배심원제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후보들 사이에서도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시민공천배심원제는 일반 시민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배심원단이 후보 토론과 평가를 거친 뒤 투표 결과를 후보 선출에 반영하는 공천 방식이다. 민주당이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존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 중심 경선이 조직력 경쟁으로 흐른다는 비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했다.
민주당 공관위 "통합 정신 살릴 경선 방식 제안"
4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지난 2일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경기지사, 울산시장,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등 4곳에 대해 공모에 참여한 후보 전원을 경선 후보자로 확정했다.
김이수 민주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하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경우 광주시장과 전남지사에 공모한 모든 후보자를 경선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민형배·신정훈·이개호·정준호·주철현 의원, 이병훈 전 의원 등 8명이 참여한다.
민주당은 합동연설회와 토론회 등을 거쳐 후보를 상위 5명으로 압축한 뒤 본경선에서 시민공천배심원제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 공관위원장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경우 본경선 시점에 통합 정신을 살리기 위해 당헌·당규에 따른 시민공천배심원제 경선을 포함하고 순회 투표 등을 실시하는 방식을 최고위원회에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배심원제 등 경선 방식 놓고 후보들 시각차
경선 방식 논의가 이어지면서 후보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갈리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민공천배심원제 도입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민 의원은 "선수가 룰에 대해 이렇다 말씀드리는 것이 부담스러워 공식적으로 제 입장을 발표하지는 않겠다"면서도 "당원주권·국민주권·1인1표제라는 당의 원칙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배심원제는 손을 타는 제도라는 우려가 있고 과거 부작용 사례도 있었다"며 "행정통합 상황에서 배심원 구성과 운영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예비경선에서 후보를 상위 5명으로 압축하는 방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김 지사는 "한 지역에서 3명이 나오고 다른 지역에서 2명이 나오면 구조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며 "4인 경선이 더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시민공천배심원제에 대해서는 "시도민 의견이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무엇보다 경선 과정에서 시도민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강기정 광주시장과 신정훈 의원 등 일부 후보들은 시민공천배심원제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강 시장은 페이스북에 "통합특별법이 통과되자마자 통합시장 선출 방식이 발표됐다"며 "8명의 예비후보를 5명으로 압축하고 시민공천배심원제로 특별시장을 선출하는 방식은 통합의 정신을 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민과 도민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단순 여론조사를 넘어 통합특별시를 운영할 능력과 비전을 평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며 "공천 방식에 정답은 없지만 지금의 통합 국면에서는 적절한 방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정훈 의원은 "후보에 대한 지역 민주주의적 선별 기준과 과정을 설치한 점은 긍정적"이라며 "단순 인기투표가 아니라 후보 자질과 역량을 충분히 검증해 시민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2010년 광주 경선이 남긴 논쟁…시민공천배심원제의 명암
시민공천배심원제가 다시 주목받는 배경에는 과거 광주에서 실제 적용됐던 경선 사례가 있다.
2010년 광주시장 경선에서는 시민배심원단 평가와 전 당원 여론조사를 합산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시민배심원단 평가에서는 이용섭 의원이 41.6%로 1위를 기록했고 정동채 전 장관이 29.5%로 2위, 강운태 의원은 28.9%로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 당원 여론조사에서 강운태 의원이 46.7%로 1위를 기록하면서 평균 득표율에서 역전에 성공해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강 의원은 최종 득표율 37.8%로 37.35%를 얻은 이용섭 의원을 0.45%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 과정에서 일부 후보 측이 여론조사 과정의 문제를 제기하며 법적 대응과 수사 요구 등이 이어지는 등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민주당 중앙당 재심위원회가 재심 신청을 기각하면서 경선 결과는 유지됐지만 지역 정치권에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겼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수도권 일부 기초단체장 경선에 시민배심원 방식이 적용돼 현장·전문심사단 40%, 일반 시민 30%, 권리당원 30%를 합산하는 혼합형 모델이 활용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광주·전남 통합 이후 처음 치러지는 단체장 선거인 만큼 경선 방식 자체가 정치적 의미를 갖게 됐다"며 "시민배심원제가 실제 도입될 경우 후보 경쟁 구도에도 일정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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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용 메타보이스 이사는 "통합특별시장 선거에 맞는 후보 검증을 위한 현실적 숙의형 절차는 배심원제 외에 대안이 많지 않다"면서도 "배심원 추출 과정과 조직 동원을 막기 위한 보안 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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