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뚫린 환율...중동發 쇼크에 2% 성장 '흔들'
1500원을 뚫은 원화값은 수입물가 상승과 에너지 비용 증가로 이어지며 한국 경제에 즉각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동시 급등은 각종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용 등 생산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물가를 자극하는 다중 악재로 작용한다. 물가, 금리, 증시 전반을 흔드는 복합 리스크가 현실화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고유가·고환율은 정부의 통제권을 벗어나는 변수들이라 정부의 '올 2%대 성장률' 달성도 불투명해졌다.
환율 1500원·유가 80달러, 체감물가 직격탄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한 유가에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수입물가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야간장에서 한때 1500원 선을 뚫으며 수입물가 상승에 경고음을 울렸다. 국내 수입물가는 최근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43.29로 전월보다 0.4% 오르며 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고환율 흐름 영향으로 상승 압력이 지속됐다. 수입물가 상승은 1~3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린다.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2.0%로 둔화하며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향 안정화되는 데는 공급 확대로 인한 유가 하락이 주효했다.
가파른 환율 상승은 내수에 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유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원화값마저 맥없이 무너지면 수입물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며 "연쇄적으로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면 소비는 더 움츠러들고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내수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을 2%로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계획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국채금리 전 구간 상승…S 경고등 켜진 韓
환율·유가 동시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전 구간에서 급등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3일(현지시간) 전장 대비 13.9bp(1bp=0.01%포인트) 오른 3.18%에 마감했다. 이는 5년물과 10년물도 비슷한 폭으로 오르며 각각 3.59%, 3.65%를 기록했다. 미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한국 국채 금리도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전날 오후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장 대비 13.9bp 오른 3.180%에 장을 마쳤다.
환율과 유가 동시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는 와중에 금리마저 오르면 경제주체들의 심리 악화로 민간 소비심리도 급격히 꺾일 수 있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그 여파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을 동시에 맞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윤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고환율 지속 시 인플레이션 압박, 성장률 저하, 금융 불안정 삼중고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환율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외여건을 예의 주시하면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지속 가동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중동 원유에 의존해온 아시아 국가의 통화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사태 장기화 시 추가 하락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라며 "시장 불안이 확대될 경우 이미 마련된 대응 수단을 신속히 가동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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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9시11분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0.5원(주간 종가 기준) 오른 1476.6원을 기록 중이다. 전날 야간장에서 장중 한때 1500원 선을 돌파한 환율은 이날 12.9원 오른 1479.0원에서 출발해 곧바로 1480원 턱밑에 다가섰으나, 한국은행에서 구두개입성 발언이 나오자 1471.0원까지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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