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미중 정상회담 고려
원유 등 수입 차질 우려 커져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로이터연합뉴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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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최대 동맹국 중 하나로 꼽히는 중국이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에 군사적으로 맞서기보다는 '평화 중재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달 말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과 급등하는 국제유가 등 복합적 경제·외교적 이해가 얽힌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외신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사진)은 최근 이스라엘·러시아·프랑스·오만·이란 외무부 장관과 잇달아 통화하며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중국은 전쟁 발발 이후 줄곧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해왔다. 유엔(UN) 헌장의 원칙을 준수하고 국제 관계에서 무력 사용이나 위협을 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란과 중국은 '경제 동맹'이자 '반(反)서방' 연대라는 공통분모로 묶여 있다. 1971년 수교 이후 관계를 발전시켜 온 양국은 2016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테헤란 방문을 계기로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했다. 이란은 중국에 값싼 원유를 공급하는 주요 경제 파트너이자,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전략의 중동 거점으로 기능해왔다.


그럼에도 중국이 군사적 지원 대신 외교 무대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미·중 관계가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달 3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이 예정된 상황에서 이란 편에 노골적으로 설 경우 미·중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오는 7일쯤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주요 의제들을 사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경제적 이해도 무시할 수 없다.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2일 배럴당 77.74달러로 6.7% 상승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71.23달러로 6.3% 올랐다. 중국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속에서도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 역할을 해왔다.지난해 이란 수출 원유의 80% 이상을 중국이 사들였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제조업의 핵심 원료인 메탄올 역시 변수다. 이란은 세계 2위 메탄올 생산국으로, 중국의 주요 공급처다.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 윈드에 따르면 3일 중국 내 메탄올 현물 가격은 t당 2420위안(약 351달러)으로 전 거래일 대비 7.41% 급등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장기간 봉쇄할 때 중국의 메탄올 수입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싱가포르 소재 아시아퍼시픽이코노믹스의 라지브 비스와스 CEO는 "중국은 세계 최대 메탄올 생산국이지만 국내 수요를 충족하려면 상당한 수입이 필요하다"며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 수입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일각에선 전쟁 장기화가 미군 전력을 분산시켜 중국에 유리한 구도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으나, 전문가들은 중국 역시 단기적으로는 피해가 크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와 이란을 동시에 압박함으로써 중국에 값싼 원유를 공급해온 두 동맹국을 약화시켰다"며 "적어도 당장은 중국이 크게 반길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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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당분간 '중재자' 기조를 유지하며 이란과의 전략적 연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새 지도부가 선임돼도 양국 관계 변화는 크게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차이나메드 프로젝트의 안드레아 기셀리 연구책임자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이 일정 부분 손실을 볼 수는 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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