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무관·총경 인사 밀리면서 경정까지 여파
치안지도관 발령하고 수사·정보 업무 지휘

경찰청장부터 고위 간부 인사가 잇따라 지연되면서 일선 수사·정보 라인을 지휘해야 할 '허리급' 보직까지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정보과 부활 등 기능 재편과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찰의 역량 발휘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지휘체계 혼선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6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지난달 13일 치안감 승진 내정자 4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며 올해 첫 정기 인사를 시작했지만, 경무관·총경 순으로 이어지는 승진 인사는 미뤄지고 있다. 통상 연말-연초에 발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2~3개월 늦었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김현민 기자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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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경무관·총경 인사에 따라 진행돼야 할 경정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여파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정은 시도경찰청 계장, 일선 경찰서 과장 등으로 실무를 책임지는 중간 관리자급이다. 경무관 승진·전보가 이뤄져야 총경 승진·전보가 이뤄지고, 그 후속으로 경정 계급의 이동이 가능하다. 그러나 앞선 인사가 적체되며 경정과 경정 승진자까지 발이 묶였다.


인사 적체는 현장에서 혼란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달 24일 자체적으로 경정(승진자) 52명을 치안지도관으로 발령했다. 통상 총경급이 파견 복귀 이후 적당한 보직을 받지 못하거나 퇴직·징계를 앞두고 대기할 때 받는 한직으로, 사실상의 대기발령이다. 보직 인사를 내지 못하니 권한이 없는 치안지도관 신분으로 수사·정보 업무를 지휘하도록 한 셈이다.

경기남부청 한 경찰관은 "계장이 회의를 주재하면서도 '이래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부담스러워 했다"며 "눈앞의 계장(내정자)을 건너뛰고 과장에게 전결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경기남부청은 지난 4일자로 치안정보과 소속 경정 7명을 계장 직무대리로 우선 임용하도록 조처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잉여 인력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경정(승진자), 타청 전입자 등을 상황실 근무에 투입하는 고육지책을 택했다. 본청과 서울경찰청 경정급은 원소속에 대기 중이다.


총경 이상 계급은 경찰청장 추천을 받아 행정안전부 장관 제청으로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용한다. 고위공무원단에 포함되는 경무관부터는 정부 차원의 인사검증이 별도로 진행된다. 인사검증 동의서는 이미 제출된 것으로 파악됐지만, 후속 절차에 진척이 없는 상태다.


경찰청 관계자는 "인사 공백 등에 따른 현장의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며 "공석은 직무대리 체제로 가되, 최대한 서둘러서 총경급 등 후속 인사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휘부도 인사 공백을 겪고 있다. 경찰청장은 1년 2개월 넘게 직무대행 체제를 계속하고 있다. 여기에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의 비상계엄 가담자 징계 요구와 정무직 인선에 따라 부산·경북·충남·충북경찰청 등 4개 시도청장 자리까지 공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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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경찰청장 인선이 늦어질수록 불확실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후보군으로 유재성 직무대행(차장·경찰대 5기),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경찰대 5기), 박정보 서울경찰청장(간부후보 42기)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유 대행과 박 본부장은 올해 정년을 맞아 임기 2년을 채우기 어렵다. 연령정년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법안은 아직 국회 소관 상임위도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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