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나왔어요"…배달음식 민원 폭증에도 감시인력 '태부족'
공무원 1인당 식당 370곳…"자체점검 불가"
배달민원 급증…점검체계 근본적 강화 필요
#. A씨는 최근 배달 주문한 짬뽕을 먹으려다 비명을 질렀다. 비닐 포장을 벗겨 식탁에 올리는 순간 바퀴벌레 4마리가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A씨는 "위생 상태가 얼마나 엉망이면 배달 음식에서 바퀴벌레가 같이 배달되느냐"며 "화도 나고 불안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 배달 기사인 B씨는 음식을 픽업하다 매장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주방 안에서 담배 냄새가 진동해 내부를 확인해보니 양파와 양배추가 쌓인 공간 옆에 담배꽁초로 가득한 종이컵이 놓여 있었다. B씨는 "꽁초를 보고 기겁했다"며 "불시 위생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달 음식 서비스 이용이 활발해지면서 '위생 불량' 민원이 폭증하고 있지만, 이를 감시·점검할 행정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위생 분야 전문 인력 확충과 함께 징벌·포상 제도 운영 등 음식점 위생 점검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월평균 배달 음식 관련 민원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관련 민원은 월평균 354건으로 2024년 219건 대비 1.6배 증가했다. 2023년 189건과 비교하면 불과 2년 새 갑절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주된 민원은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활용하거나 부적절한 포장 용기를 사용하는 등 '위생' 문제로 분석됐다. 한 배달 전문 음식점에선 앞선 사례와 같이 주방에 담배꽁초가 가득 담긴 종이컵을 방치하다 배달 기사가 민원을 제기한 사례까지 나왔다.
문제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위생 점검 수요를 감시 인력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현재 개별 음식점의 위생 점검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점검 계획을 수립하고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구조다. 그러나 등록된 음식점 업체 수 대비 행정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매년 실시하는 정기점검이나 민원 신고 사례를 접수·처리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태다.
서울 지역의 한 구청 위생과 관계자는 "위생 점검 외에도 각 직원이 맡은 업무가 산더미라 민원이 들어온 음식점만 점검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지자체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불시 점검까지 진행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토로했다.
식약처 식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서울시에 등록된 '일반음식점' 수는 16만9346개로 집계됐다. 반면, 이들 음식점을 관리하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위생 분야 직원 수는 모두 합쳐 460명 안팎이다. 직원 1명당 약 370곳에 달하는 영업장의 위생 실태를 관리해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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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음식의 위생 문제가 꾸준히 대두되고 있는 만큼 점검 체계를 근본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산업학과 교수는 "위생 문제가 발생한 영업장에 징벌을 강화하는 동시에 우수 업소에 대한 포상을 병행해야 한다"며 "특히 위생 불량 영업장에 대한 정보 공개를 확대해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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