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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디지털자산이 바꾸는 세상, 한국만 멈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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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흐름과 배치되는 지분 제한 등 규제 논의에 매몰
혁신의 골든타임 놓칠 위기
금융당국, 혁신 지원하는 안내자 역할 필요
디지털자산기본법 취지 살려야

가천대 경영학부 전성민 교수

가천대 경영학부 전성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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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커머스 시장은 '금융의 소프트웨어화'라는 거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Shopify)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와 협력해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다. 소상공인은 복잡한 외환 송금 절차 없이 단 몇 초 만에, 단 1%의 수수료로 정산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디지털 자산이 단순한 투자 수단을 넘어 실물 경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인프라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정체 상태에 빠져 있다. 이미 명동, 남대문 등 국내 주요 관광지에 테더 환전 ATM이 설치돼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제도화 지연으로 관련 서비스 출시와 이용자 혜택이 미뤄지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누려야 할 글로벌 선점 효과와 산업 주권은 해외 사업자들에게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다.

수출 주도형 중소기업 입장에서 해외 송금 지연과 높은 수수료는 고질적인 병폐다. 대기업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관리하지만, 중소기업은 구조적 불리함 속에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실시간 결제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대기업과의 금융 정보 비대칭을 해소할 강력한 도구다. 부동산, 금 등 저유동성 자산을 디지털화하는 실물자산 토큰화(RWA)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자본시장의 외연을 넓히는 핵심 열쇠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신규 자금 조달의 통로를 얻고, 국민들은 새로운 투자처를 확보한다.


디지털 자산 제도화 지연이 가져올 가장 치명적인 결과는 국부 유출을 넘어선 금융 플랫폼의 종속이다. 이미 미국은 지니어스법을, 유럽은 가상자산시장법(MiCA)을 통해 디지털 금융의 글로벌 표준을 선점하며 패권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은 글로벌 흐름과 배치되는 지분 제한 등 규제 논의에 매몰돼, 혁신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


국내 사업자의 손발이 규제에 묶인 사이, 핵심 이용자와 고부가가치 데이터는 이미 국경을 넘고 있다. 이대로라면 국내 거래소는 혁신 생태계를 주도하는 플랫폼이 아닌, 원화 입출금만 담당하는 단순 거래소로 고착될 것이다. 국가 세수 기반은 약해지고 디지털 금융 주권이 해외 거대 자본에 넘어갈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의 흐름은 명확하다. 무조건적인 지분 제한보다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와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쌓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일본과 유럽연합(EU)처럼 독립 이사 선임과 엄격한 사후 책임을 통해 이해상충을 방지하는 것이 실질적인 해법이 될 것이다.


금융 당국은 이제 '편의적 규제'라는 유혹에서 벗어나, 혁신을 지원하는 안내자가 돼야 한다. 규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국내 기업들이 역차별 없이 글로벌 전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것이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진정한 취지다. 대한민국이 디지털 금융 강국으로 도약할지, 변방의 소비국으로 남을지는 지금 이 순간의 정책적 용단에 달려 있다.


가천대 경영학부 전성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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