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자동차, 해상 우회로 물류비 폭등
반도체는 거시경제 후폭풍 예의주시
전문가 "제조업 비중 높은 한국 더 큰 영향"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의 '바닷길'과 중동 상공의 '하늘길'이 동시에 막히면서 자동차와 반도체 등 국내 주력 수출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가전과 자동차 업계는 해상 물류 마비에 따른 운송 기간 연장과 물류비 폭등이라는 직격탄을 맞았으며, 항공 운송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업계 역시 노선 중단과 유가 급등에 따른 거시경제적 후폭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두바이 노선 중단, 수출 전선 불확실성 고조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선박 공격 예고와 대한항공의 두바이 노선 운항 중단이 맞물리면서, 수출 전선의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다. 특히 전 세계 완성차 물동량의 9%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우회 항로 이용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는 해상 컨테이너 운송 비중이 높은 가전과 자동차 업계다. 이들 산업은 부피가 커서 대부분 배로 물량을 실어 나르는데, 호르무즈 해협이 막혀 우회 항로를 이용할 경우 운송 기간이 최소 15~20일 연장되고 물류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치솟게 된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가전제품은 해상 물류가 주력이라 영향이 매우 크다"며 "당장은 장기 계약 덕분에 버티겠지만, 전쟁이 장기화돼 계약 갱신 시점과 맞물리면 물류비 부담이 매우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기름값 폭등으로 인한 원재료비 상승까지 더해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도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 그룹은 현재 인근 사우디아라비아에 합작 공장을 건립 중인 만큼 현지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란 내 직접 사업은 없지만, 인접 국가인 사우디 공장 건립과 중동 물류 차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항공 물류 역시 마비 징후가 뚜렷하다. 대한항공 은 오는 5일까지 인천~두바이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중동 공역 제한이 연장될 경우 비운항 기간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지 직원들도 안전을 위해 재택근무로 전환된 상태다.
다만 반도체업계는 상대적으로 직접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반도체는 주로 항공으로 운송되고, 공급망도 아시아권과 미주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중동 물류 차질과의 연관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중동 방향으로 가는 물량 자체가 거의 없어 직접적인 물류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호르무즈 사태가 거시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특히 유가와 물가 상승이 시장 변화를 이끌 수 있어 이 부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류비 상승 고착화되나, 기업 수익성 '빨간불'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물류비용이 오르는 것이 일시적인 현상을 넘어 고착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상식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현재는 전면 봉쇄라기보다 고위험 해역 인식에 따른 통항 위축 상태"라며 "유럽향 컨테이너는 이미 희망봉 우회가 상시화됐으나, 중동향 물동량에 전쟁위험 할증이 붙으며 비용이 오르는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특히 제품 가격에 물류비가 반영되는 향후 1~2개월이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 원장은 "한국은 납기에 민감한 제조업 비중이 높아 체감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며 "물류 지연으로 매출 인식은 늦어지는데 보험료 등 비용은 먼저 발생하고, 재고 확대까지 겹치면 중소 수출기업의 운전자금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태규 한국경제인협회 글로벌리스크팀장 역시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은 유가 상승의 충격이 서비스업 중심 국가에 비해 더 클 수 있다"며 "자동차 같은 주력 산업이 원가와 수출 단가 양쪽에서 동시에 압박을 받게 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기업보다는 현금 창출 능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들이 수주 지연, 납기 차질, 물류비 부담 등에 더 취약할 것"이라고 짚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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