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령포 도선 대기 행렬·영월 일대 교통 혼잡
'왕과 사는 남자' 흥행에 단종 열풍 확산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에 강원 영월이 때아닌 '단종 열풍'에 휩싸였다. 작품의 주요 배경이 된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에 영화의 여운을 직접 느끼려는 관람객들이 몰리며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2일 영월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평소 비교적 한산하던 청령포 매표소 일대는 영화 개봉 이후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육육봉과 강으로 둘러싸인 지형 특성상 군에서 운영하는 도선을 타야만 입장이 가능한데 최근에는 승선을 위해 2시간 이상 기다리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열기는 교통편으로도 번지고 있다. 주말 영월행 열차 좌석이 잇따라 조기 매진되는가 하면 청령포와 장릉 일대 도로에서는 차량 정체가 빚어지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영화 개봉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풍경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온라인에서는 현장 분위기를 전하는 글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한 방문객은 "주말 아침 일찍 도착했지만, 사람이 많아 배 한 대를 보냈다"며 "영화에서 본 고독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지만, 현실은 인파에 밀려다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대기 줄이 너무 길어 관람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반면 과거 방문 경험을 공유하는 글도 눈에 띈다. "몇 년 전 갔을 땐 조용했는데 지금은 완전히 다른 곳 같다", "예전엔 소나무 숲길을 한적하게 걸었는데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 이어지며 변화된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이번 열풍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그려낸 단종의 유배 생활에 대한 관심이 실제 공간 방문으로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영화 속에서 단종이 머물던 어소와 울창한 소나무 숲이 강한 인상을 남기며 '성지순례' 분위기를 형성했다.
관광객이 급증함에 따라 영월군도 대응에 나섰다. 안내 인력을 곳곳에 배치하고 원활한 차량 흐름 유지를 위해 주차 공간 확보와 현장 통제에 힘을 쏟고 있지만, 혼잡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는 상황이다. 군은 인근 장릉 등 다른 유적지로 방문객 동선을 분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역 사회에서는 이번 열풍이 단기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영월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급증한 수요를 안정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교통·주차·숙박 등 관광 인프라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한편 2일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개봉 27일 만에 누적 관객 900만명을 돌파하며 1000만 고지를 목전에 두고 있다. 만약 1000만 관객을 달성할 경우 2024년 '파묘'와 '범죄도시 4' 이후 2년 만에 탄생하는 천만 영화다.
박은서 인턴기자 rloseo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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