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개시 1년…법원 연장 여부 결정
채권단 투표 생략하고 법원 직접 판단 가능성
관건은 홈플러스 경쟁력…'청산'에 무게추
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 향방에 대해 이번 주 중 판단을 내릴 전망이다. 회생계획안을 인가해 회생절차를 이어갈지, 계획안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며 청산 수순을 밟을지 결정할 예정이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자택을 담보로 1000억원을 긴급 지원했지만 회생계획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3일 투자금융(IB) 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4일을 전후해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와 회생절차 지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4일 홈플러스 회생절차 개시된 지 1년이 되는 시점으로, 법원이 연장을 허가하더라도 현행법상 최대 6개월이 한도다.
앞서 대주주 MBK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부문을 분할 매각하고 3000억원 규모 긴급 운영자금대출(DIP)로 경영을 일단 정상화하겠다는 수정 계획안을 지난해 12월 법원에 제출했다.
다만 주요 채권단인 메리츠금융그룹과 산업은행에서 DIP 대출 자금 지원에 선을 긋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MBK만이 먼저 나선 상황이다. MBK는 관리인 교체를 전제로 1000억원을 우선 집행하고, 회생절차 연장 시 추가로 1000억원을 대출하겠다고 밝혔다. 회생절차 시한이 다가오자 김병주 MBK 회장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 등 개인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며 1000억원의 우선 지원 대출도 제공하겠다고 나설 정도다. 일단 임직원 급여, 협력사 납품대금 정산 등 단기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1천억원대 사기 혐의를 받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지난 1월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1.13 조용준 기자
법원, 채권단 배제하고 직접 결정할 수도
현행법상 회생계획안은 회생절차 개시일로부터 1년 내 관계인집회에서 가결돼야 한다.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될 때 법원이 연장(최대 6개월)을 허용할 수 있지만, 법원이 연장을 불허할 수 있다.
회생절차 연장 시한과 별개로 법원은 '배제 결정'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제 결정은 법원이 회생계획안의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경우 채권자 투표에 부치지 않고 심의 대상에서 제외하며 직접 청산 여부를 가리는 조치다. 관계인 집회와 표결 절차를 생략하고 법원이 홈플러스 청산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이해관계인 의견조회 과정에서 홈플러스가 DIP 자금조달과 관련한 구체적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지적하고, 새 관리인 추천 및 자금조달 방안 제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3일에는 주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DIP 금융 제공과 보유자산 매각과 관련 추가 보완 필요성을 담은 '회생계획안의 배제 등에 대한 의견조회에 대한 회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투입도 시간벌기 불과"…결국 경쟁력이 관건
다만 시장의 시선은 냉정하다. 인수자 확보와 대규모 신규자금 조달이 여전히 불투명한 데다, 구조조정(점포 정리·인력 효율화·사업부 매각 등)이 법원과 채권단이 납득할 수준으로 실현 가능토록 설계됐는지가 믿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결국 회생계획안이 연장되더라도 본질은 경영을 이어나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인 만큼 시기의 문제일 뿐 청산을 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리인 교체 및 DIP가 집행되고, 핵심 자산 매각 절차가 가시화하면 회생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남아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한 회생 전문 회계사는 "홈플러스 회생을 연장해도 정상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모두에게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사실상 이해관계자부터 홈플러스 직원 등 구성원들까지 모두가 청산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납득하는 것만 기다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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