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기간 단 하루…생산성↑ 사고 위험↓
렌털 포화 돌파…주문 제작 솔루션 시도
물류 무인화 대비 로지벌스와 협력 구축
"30일 이상 걸린 설치 공사를 단 하루로 줄인 것이 혁신입니다."
종합물류장비 전문기업 '삼성로지피아'의 유흥식 대표는 2024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모듈형 산업용 승강기(리프트)'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6일 충남 아산 사업장에서 열린 메인비즈협회 경영혁신 우수기업 기자간담회에서다. 그는 국내 바이오 대기업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해당 리프트를 적용한 사례를 설명하며 "공기 단축뿐 아니라 생산성은 30% 향상했고, 안전사고 위험과 유지·관리 비용은 각각 96%, 20% 줄였다"고 했다.
모듈형 산업용 리프트는 공사 현장에서 화물을 위아래로 옮기는 설비다. 기존 리프트는 현장에서 비계를 세우고 용접해 설치해야 했다. 유 대표는 이런 비효율성에서 사업 기회를 봤다. 승강기 전문기업 TKE엘리베이터와 기술 협력을 통해 공장에서 사전 제작·검수한 뒤 현장에서 조립만 하는 모듈형 공정 체계를 확립했다. 현장 작업과 안전사고 부담을 최소화한 셈이다.
해당 공정은 아산 제2공장에서 이뤄진다. 유 대표는 "3000평 규모의 전용 인프라를 기반으로 설계부터 설치까지 전 과정을 내재화했다"고 했다. 올해는 제3공장 증설과 스마트공장 구축도 추진 중이다. 그는 "모듈러 방식은 국내 산업 전반에 확산할 것"이라며 "이 분야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했다.
출혈 경쟁 속에서 모듈러로 찾은 성장 해법
2011년 설립된 삼성로지피아는 자회사 한국물류시스템, 삼성물류시스템을 기반으로 지게차 신품·중고 판매와 단기·장기 렌털을 아우르는 통합 유통 모델을 구축해왔다. 국내외 전 브랜드 라인업과 미국·유럽 등 글로벌 공급망도 갖췄다. 삼성·LG 등 국내외 1만3000여개 고객사를 확보했고, 렌털 장비만 1500여대에 달한다. 전국 70개 협력 네트워크와 전문 정비팀을 갖춘 A/S 체계도 운영한다. 2016년에는 지게차 정비 부문 1위로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받았다.
그러나 시장 환경은 급변했다. 대기업과 대형 수입사의 시장 진입으로 가격 경쟁이 격화했고, 렌털 시장은 포화했다.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이후 안전성과 고성능을 갖춘 장비 수요가 증가해 기술 경쟁력의 중요성도 커졌다. 삼성로지피아는 장비 공급 기업에서 '주문 제작형 솔루션 기업'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시도했다. 그 결과물이 모듈형 산업용 리프트였다.
삼성로지피아는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공장 확산에 따라 설계 단계부터 현장 맞춤형 제작이 가능한 기술 역량을 추구했다. 특히 바이오·제약·반도체·정밀화학 산업군은 클린룸 환경과 공간 제약, 안전성 등 요건으로 범용 리프트로는 한계가 있다고 유 대표는 판단했다. 여기에 '안전 시스템 발판 기술' 특허를 확보해 설치 작업자의 낙상이나 끼임 사고를 예방하며 중처법 위험도 낮췄다. 산업용 리프트 수주 확대에 힘입어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 2030년까지 7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로지벌스와 '100조' 렌털 시장 정조준
삼성로지피아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물류 산업 전반의 '무인화'에도 대비하고 있다. 유 대표는 "유인 부문의 경쟁우위를 유지하면서도 물류 패러다임 전환을 선점해야 한다"고 했다. 그가 유인 장비 렌털 사업 규모를 확대하는 데 속도를 조절해온 이유다. 그는 "중소기업까지 물류 로봇이 확산하면 A/S 수요 증가로 렌털 시장은 더 확대될 것"이라며 "100조원 시장도 불가능한 숫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유 대표는 미래 전략 차원에서 물류 스타트업 '로지벌스'와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2022년 설립된 로지벌스는 그의 아들인 유병헌 물류자동화사업본부 책임매니저가 대표로 있다. 유 매니저는 "로지벌스는 삼성로지피아가 가야 할 5년, 10년 뒤의 목표를 하나씩 만들어가는 조직"이라며 "가격·품질·공급망을 안정화해 물류 혁신을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 매니저는 최근 AGV(무인 운반차), AMR(자율이동로봇), AGF(무인 지게차) 수요가 증가하고, 휴머노이드를 앞세운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가 거세다고 진단했다. 이에 로지벌스는 중국 긱플러스(GEEK+), 스탠다드로봇, 진송로봇 등과 협력해 무인 장비 제품군을 확대하고, 올해 상반기 긱플러스와 유인 지게차의 무인화를 위한 연구·개발(R&D)을 공동 추진한다. 건설기계 판매부터 사후관리까지 통합 관리하는 커뮤니티 '비트윈 유니버스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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