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멍집사의 반려동물 양육기<2>
다음 달부터 반려동물 식당 동반 허용
업주 선택 따라 ‘펫 동반 구역’ 운영
맘푸치노·멍쫀쿠 인기, 반려견 전용 메뉴
하루 한 팀 '견생일' 파티…생일상 기본 3만원

편집자주한국 반려가구는 600만에 육박한다. 1인 가구와 저출산 여파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은 일상이 됐으며, 반려동물은 핏줄보다 가까운 가족이 됐다. 반려인은 입양부터 먹이고, 입히고, 치료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선택의 연속이다. [펫&라이프]는 초보 견주 입장에서 반려동물의 생애를 따라 반려 문화가 만드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조명하고, 연간 9조원 규모로 성장한 '펫코노미'를 살펴본다.

#서울 송파구의 한 펫 다이닝 레스토랑. 유아용 의자를 닮은 전용 의자에 앉은 반려견이 테이블 한 자리를 차지했다. 직원은 메뉴판을 건네며 "강아지 메뉴는 따로 있습니다"라고 자연스럽게 말했다. 잠시 뒤 테이블 위에 오른 것은 반려견을 위한 중식 코스요리다. 꽃차로 입맛을 돋운 뒤 짜장밥과 불도장, 디저트 화과자가 이어진다. 이제 식당에서 반려견을 마주하는 장면은 낯설지 않다.


'강아지와 외식'이 일상인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그동안 음식점은 원칙적으로 동물 출입이 제한됐다. 위생과 안전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이달부터는 일정 요건을 갖추고 업주가 공간을 분리해 운영하면 반려동물 동반 영업이 가능하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펫다이닝 맘마에서 판매 중인 '멍쫀쿠'. 맘마 제공.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펫다이닝 맘마에서 판매 중인 '멍쫀쿠'. 맘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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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들어가도 될까요?" 눈치 안 본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려동물(개·고양이 한정)의 식당 동반 출입이 이달 1일부터 법적으로 허용됐다. 개정된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는 '반려동물 출입이 수반되는 영업으로서 규칙에 따른 시설기준을 갖춘 영업장은 영업 신고를 한 업종 외의 용도로 사용되는 시설과 분리·구획 또는 구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정 기준을 갖추면 업주 선택에 따라 반려동물 동반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펫다이닝 '패티드' SNS 속 사진. 패티드 제공.

서울 강남에 위치한 펫다이닝 '패티드' SNS 속 사진. 패티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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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은 낮아졌지만 조건은 촘촘하다. 출입구에는 예방접종을 완료한 반려동물 동반 가능 업소임을 명시해야 하고, 실제 출입 시에는 접종 증명서나 수첩으로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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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안에서는 반려동물이 다른 손님이나 다른 반려동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식탁 간격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내부 이동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를 위해 전용 의자·케이지·목줄 고정장치 또는 별도 전용 공간 중 하나 이상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조리장과 식재료 보관창고 등 식품 취급 시설에는 울타리 등을 설치해 반려동물 출입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반려동물용 식기와 배변 처리 전용 쓰레기통도 구분해 표시해야 한다. 음식물 진열·제공 시에는 털 유입을 막기 위한 덮개를 설치하고, 정기 환기나 공기청정기 가동도 요구된다.


위반 시 제재도 명확하다. 반려동물이 식품 취급 시설에 들어가거나 매장 내 이동 금지 규정을 어기면 1차 5일, 2차 10일, 3차 20일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다. 기타 규정 위반은 1차 시정명령, 2차 영업정지 5일, 3차 영업정지 10일이다. 모든 식당이 반려견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요가 있는 업장은 합법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펫다이닝 맘마의 양식코스. 맘마 제공.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펫다이닝 맘마의 양식코스. 맘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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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도 손님"…코스요리부터 '멍쫀쿠'까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펫+패밀리)' 증가가 외식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단순히 동반 출입을 허용하는 수준을 넘어 '함께 경험하는 소비'가 확산하는 흐름이다. 보호자만 식사하는 공간이 아니라 반려동물도 환대받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펫 프렌들리' 간판을 단 카페와 식당이 늘고 있다. 일부 업장은 예약이 필수다. 고급화도 뚜렷하다. 강남 일대에는 반려견 동반 파인다이닝을 표방하는 매장도 등장했다. 사람용 요리와 함께 반려견을 위한 소형 코스를 제공한다. 저염·무향을 원칙으로 하고 알레르기 유발 식품은 배제한다.


송파구의 한 펫 다이닝 레스토랑은 한식·양식·일식·중식 코스를 갖췄다. 양식 코스에는 양송이수프, 스테이크, 미니 티라미수가 포함된다. 가격은 2만7000~2만9000원 선이다. 락토프리 우유로 만든 '맘푸치노'(3000원), 쌀가루와 계란노른자로 만든 '크루아상'(3000원), 두바이쫀득쿠키를 응용한 반려견용 '멍쫀쿠'(4500원), 돈가스 정식(1만8000원)도 인기 메뉴다.


이곳에서는 반려견 생일파티도 연다. 하루 한 팀만 예약을 받아 프라이빗하게 진행한다. 풍선과 가랜드, 전용 접시와 수저로 꾸민 '강아지 생일상' 기본 구성은 3만원이다. 케이크와 코스요리 등 식사는 별도 주문이다.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반려견 생일'을 챙기는 문화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



강남의 또 다른 펫 다이닝 매장은 메뉴 선택 폭이 더 넓다. 알리오 올리오 스파게티(1만원), 밀키크림 리조또(1만원), 스테이크 코스(2만8000원) 등을 선보인다. 스테이크 코스에는 수프·스테이크·티라미수가 포함된다. 수프는 토마토 닭가슴살과 계란노른자 황태, 오트밀 사과 돼지고기, 단호박 등에서 고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관련 지출은 경기 변동에 비교적 둔감한 편"이라며 "식품·의류·미용에 이어 외식까지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4500원 '두쫀쿠' 저렴해서 봤더니…"강아지 메뉴입니다"[펫&라이프] 원본보기 아이콘
대형 프랜차이즈도 가세

대형 프랜차이즈도 가세했다. 스타벅스는 2100여개 매장 중 더북한강R점과 구리갈매DT점을 각각 2022년과 2024년부터 규제샌드박스로 승인받아 반려동물 동반 실내 출입 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두 매장 누적 방문객은 200만명을 넘어섰다. 할리스는 공덕경의선숲길점과 다산제이원점 등 두 곳을 반려동물 동반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엠에프지코리아의 매드포갈릭도 지난 24일 안성스타필드점을 '위드 펫(With Pet)' 2호점으로 열었다. 앞서 스타필드마켓 경산점에 1호점을 선보였다. 안성스타필드점은 146석 중 28석을 반려동물 동반 고객 전용 '펫 존'으로 운영한다. 일반 고객 구역과 완전히 분리된 독립 공간이다. 모든 테이블에 고급 가죽 소재 목줄 걸이를 설치했고, 벽면에는 강아지와 고양이 일러스트를 활용했다. 출입 가능한 반려동물은 광견병 예방접종을 완료한 5㎏ 미만 반려견 또는 반려묘다.


‘위드 펫(With Pet)’ 2호점 매드포갈릭 안성스타필드점 매장. 엠에프지코리아 제공.

‘위드 펫(With Pet)’ 2호점 매드포갈릭 안성스타필드점 매장. 엠에프지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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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여의도 IFC몰 등 반려견 출입 가능한 복합쇼핑몰도 있다. 스타필드는 반려동물 동반 고객을 위한 편의 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15kg 미만 반려동물을 위한 전용 유모차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펫 배려 엘리베이터와 전용 실내 쉼터도 곳곳에 마련했다.


하남·고양·안성·수원점에는 천연 잔디 광장 형태의 '펫 파크'를 조성했다. 음수대와 세족대 등을 갖춰 반려동물과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만 푸드코트는 출입 불가다. IFC몰은 광견병 예방접종 완료한 10㎏ 이하 반려견이 케이지·유모차·목줄 착용 시 입장 가능하다. 단 L3 F&B 매장은 동반 출입할 수 없다. 이들 복합쇼핑몰에서는 목줄을 사용하면 몰 내부에서 반려견과 함께 걸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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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도 출입규정을 완화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은 그동안 반려동물을 태운 유모차의 덮개를 닫아야 했지만, 안전사고 위험이 있거나 동선이 좁은 구역을 제외하면 보호자 판단에 따라 덮개를 열 수 있도록 했다. 롯데백화점은 또 전국 49개 점포에 반려동물 전용 유모차 '펫모차'를 새로 도입해 고객 편의를 높일 계획이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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