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업체 배만 불리는 '할당관세'에 칼 빼든 정부…전담기구 지정해 집중관리
李 질타한 관세 인하 혜택 부당 편취 막고
물가 안정 정책효과 달성 위한 조치
위반 전력·유통 구조 복잡한 품목 등 집중 관리
반복 위반·허위 추천 시 고강도 특별수사
정부가 먹거리 물가 안정보다는 특정 수입업자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할당관세 제도 전반을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할당관세 품목의 수입·통관·유통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할 전담기구를 지정해 집중 관리하고, 위반 행위시 할당 취소·고강도 특별수사 등 제재도 강화한다. 부당이득을 노리고 수입 절차나 국내 유통을 고의로 지연시켜 국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관세 인하 혜택을 가로채는 일부 수입업자들의 악용 행태를 막겠다는 취지다.
재정경제부는 26일 오전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2차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할당관세 점검 및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할당관세는 가격 안정 등을 위해 특정 수입품의 관세율을 낮춰주는 제도다. 윤석열 정부때 물가잡기용으로 활발하게 활용되며, 2022년 이후 100개 내외 품목에 매년 1조원 이상을 지원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윤 정부 시절 확대된 할당관세 남용 문제를 직격하며 "싸게 수입해 싸게 공급하라 했더니 그걸 허가받은 업체들이 싸게 수입해서 정상가로 팔아 물가를 떨어뜨리는 데는 전혀 도움이 안되고 오히려 국민 세금으로 부당하게 이익을 취한다"면서 제도 개선을 지시했다.
정부는 우선 부당 행위 발생 가능성이 높은 품목을 '집중관리 품목'으로 지정해 관리하기로 했다. 먹거리 품목 중 냉동육류·식품원료처럼 저장성이 있는 품목, 과거 위반 전력이 있는 품목, 국내 유통체계가 복잡한 품목 등이 대상이다.
집중관리 품목으로 지정되면 현재 축산물에만 적용되는 보세구역 반출 의무기한(40일) 규정이 적용되고, 위반 시 관세가 추징된다. 수입신고를 지연하면 엄격한 가산세(보세구역 반입일로부터 20일 경과 시)가 부과되고, 시장 상황에 따라 물가 안정을 위해 신속한 공급이 필요한 경우 보세구역에서 즉시 반출할 수 있도록 세관장 반출명령 기준도 신설된다. 반출 의무 불이행 시 현행 100만원인 과태료도 500만원(잠정)으로 상향된다.
물가 안정을 위해 주는 관세 면제 권한을 부정하게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사후관리도 강화한다. 최재영 재경부 관세정책관은 "반출 의무와 신속 유통 의무를 위반한 경우 관세 추징과 함께 추후 할당관세 물량 배정을 제한받는 패널티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할당관세 품목의 수입·유통·판매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전담기구를 지정해 집중 관리한다. 박정훈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 기존 할당관세 추천대행기관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며 "국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인하 혜택을 가로채는 불법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가격 안정 등 할당관세가 본래의 정책적 취지에 맞게 운용되는지 점검해나가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수입업체, 도매 소매 물류센터, 소매상 등을 거쳐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다단계 유통구조를 대형마트 등 유통채널 직공급 비중 확대를 통해 단순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재경부 관계자는 "수입가격 인하가 소비자에게 직접 체감될 수 있도록 유통체계를 손질하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또 시장 점검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추진 중인 농산물 수입추천 관리시스템 구축을 빠른 시일 내 마무리해 추천 실적과 통관 실적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수입업체의 농산물 판매가격 등 수입 이행 결과 보고를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법령 위반 시 조사와 제재도 강화한다. 정부는 보세구역 반출 지연을 반복하는 수입업체, 수입가격을 고가로 부풀려 신고하는 업체에 대해 집중적인 관세조사를 실시하고, 할당관세 추천을 허위로 받는 등 악의적 행위를 한 기업에 대해서는 고강도 특별수사를 시행할 방침이다.
최근 관세청은 축산물 수입업체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해, 국내 유통을 지연시킨 23개 업체에 대해 총 185억원의 관세를 추징했고 수입신고를 지연한 업체에 대해서도 가산세 3억80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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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이번 대책이 조기에 시행될 수 있도록 관세법 등 관계법령과 관련 규정을 정비할 계획"이라면서 "제도개선의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는지의 여부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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