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39%, 자국서 폭력 경험
가해자 상당수는 러시아군
4년간의 전쟁을 겪으면서 우크라이나 여성 4명 중 1명은 신체·심리적 폭력을 당했다는 유럽연합(EU) 인권기구의 분석이 나왔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EU기본권청(FRA)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는 전쟁을 피해 체코·독일·폴란드 등에 거주하는 1200여명의 우크라이나 여성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됐다.
설문 대상 여성의 25%는 2022년 전쟁이 시작된 뒤 성적 폭력을 포함한 신체적 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62%는 현재 거주하는 EU 회원국에서 폭력을 겪었고, 9%는 EU 지역으로 피란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한 여성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4주년을 맞아 독립광장에 있는 전사자 기념비에 꽃을 바치고 있다. AP연합뉴스
피해자의 39%는 우크라이나에서 폭력을 경험했으며 가해자 중 상당수는 러시아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이 시작된 뒤 성희롱을 당했다고 답한 우크라이나 여성은 51%로 절반이 넘었다. 하지만 피해자 중 3분의 1은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정신건강 서비스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폭력을 경험한 뒤 경찰이나 지원단체에 신고한 여성은 매우 적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4%는 공공장소에서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한 뒤 부정적인 반응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러한 사례는 특히 체코나 폴란드에서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침공 4주년을 맞아 "우리는 독립을 지켜냈고 국가성을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작성한 글에서 "전쟁 4년이라는 말 뒤에는 수백만 국민과 그들의 용기, 믿기 어려울 만큼의 인내가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푸틴은 그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우크라이나인들을 굴복시키지 못했다"며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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