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2022년 2월24일 발발)이 5년차로 장기화되면서 기업 노동력 부족, 범죄와 부패 증가, 인터넷·시위 통제로 인한 사회적 결속 약화 등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4~2017년 주러 미국 대사를 역임했던 존 F. 테프트(John F. Tefft)는 지난 20일 미국 국방·행정 분야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 홈페이지에 올린 ‘전쟁이 러시아 본토로 되돌아오고 있다(The War Is Coming Home to Russia)’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이 글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러시아는 이른바 ‘특별 군사작전’을 시작한 초기부터 일반 국민들, 특히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들의 일상에 전쟁이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려고 노력했지만 현재 상황은 의도대로 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전역의 군사시설과 정유시설을 공격해 상당한 피해를 입히면서 휘발유 부족 사태도 발생하고 있다.
서방의 제재는 취약한 러시아 경제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8%를 차지하는 막대한 군사비 지출과 맞물려, 제재는 민간 경제에 필요한 장기 자본 유입을 제한하고 있다. 러시아의 에너지 수입은 2025년 약 20% 감소했다. 재정 문제는 심화되고 있으며, 심각한 경기침체 직전에 놓여 있을 가능성도 있다. 2025년 재정적자는 GDP의 2.5%로, 연초 예상치의 5배에 달했다. 세수 확대를 위해 부가가치세(VAT)가 인상됐고, 수입 전자제품과 가전제품에는 ‘기술 수수료(technological fee)’가 부과될 예정이다.
경제 문제를 넘어, 전쟁이 러시아 사회에 미치는 장기적·부정적 영향에 대한 증거도 늘어나고 있다. 범죄와 부패 증가, 정치적 억압 심화 등으로 이는 사회적 혼란과 결속 약화를 예고한다.
인구 감소의 영향
우선 인구 감소의 영향이 문제다. 러시아 정부가 수십년간 출산 장려 정책을 추진했음에도 공식 출산율은 여성 1인당 1.78명으로 1991년 수준과 다르지 않다. 전문가들은 실제 출산율이 약 1.5명 수준일 것으로 추정한다(인구 유지를 위해서는 2.1명이 필요하다).
전쟁은 이러한 사망률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러시아군 사상자 수가 최대 120만명, 그중 사망자는 약 32만5000명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우크라이나 사상자는 50만~60만명으로, 사망자는 10만~14만명으로 추정된다.
전쟁은 이미 러시아 노동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노동력 부족이 심각하다. 러시아 노동부 장관은 2030년까지 240만명의 노동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더 높은 수치를 제시한다. 젊은 남성들은 고액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 군 입대를 통해, 민간 일자리보다 더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이에 기업들은 임금을 인상해야 하고, 이는 비용 상승과 인플레이션(2025년 9월 공식 수치는 6~7%지만 실제는 더 높을 가능성)을 초래한다. 과거 중앙아시아 이주 노동자에 의존했으나, 2024년 크로커스 시티홀 테러(2024년 3월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크로커스 시티홀'에서 발생한 총격·방화 테러로, 사망자 수가 100명대까지 늘어난 사건) 이후 보안 단속 강화로 감소했다. 현재 러시아는 인도와 스리랑카 노동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귀환 군인과 범죄 증가
올해 1월 러시아 국영 언론은 실업 상태인 참전 용사가 약 25만명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보도는 곧 삭제됐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 용사들의 귀환 당시 범죄와 사회 불안이 급증했던 기억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군인들의 사회 복귀를 지원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 자원은 있어도 의료·치안 등 사회 인프라 역량이 부족하다. 군 복무 중 벌던 수입의 일부만 벌 수 있어 불만이 생길 수 있다. 푸틴은 이를 정치적 위험으로 인식하고 사회 불안 방지에 힘쓰고 있다.
전쟁 이후 가장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는 범죄 증가다. 우랄 법학연구소의 V.A. 마슬로프는 2025년 논문에서 “특별 군사작전은 어느 정도 모든 러시아인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 이는 현재 범죄 상황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향후 범죄율에도 불가피하게 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면된 수감자 범죄,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관련 범죄, 고소득·총기 사용 숙련 증가, 군인 가족 대상 사기, 귀환 군인 가족의 사회 문제, 강제 이주, 극단주의, 전쟁 범죄 등을 언급했다.
독립 매체 ‘노바야 가제타’는 2022년 이후 8000명 이상이 민간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그중 약 7000명이 귀환 용사라고 보도했다. 약 900명이 폭력 범죄를 저질렀고 최소 423명이 사망했다. 27%는 전쟁 이전에도 전과가 있었다. 푸틴은 이 중 656명을 사면했다.
확산되는 부패와 정치적 억압
부패는 소련 시절부터 만연했으며 전쟁 이후 더욱 증가했다. 국제투명성기구 2025년 부패인식지수에서 러시아는 182개국 중 157위를 기록했다(100점 만점 중 22점). 보고서는 “전면전과 시민사회 탄압, 독립 언론 공격, 공공조달·예산관리 투명성 거부 등 때문에 부패는 예외가 아닌 규범이 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전쟁 기간 뇌물 사건은 거의 두 배로 증가했고, 평균 뇌물 액수는 100만루블(약 1880만원)에 달했다. 군과 군수산업이 핵심 원인이다.
전쟁 이후 억압은 꾸준히 심화됐다. 니나 흐루쇼바 교수는 ‘포린 어페어’에 “도서 금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접근 제한, 시위 단속, LGBT(성소수자)·페미니즘 탄압 등 각종 제한이 확대됐다. 국제 펀딩을 받는 개인과 조직을 확인하기 위해 2012년 만들어진 ‘외국 대리인(foreign agent)’ 법은 반대자를 처벌하는 도구가 됐다”고 밝혔다.
2022년초 300명이던 ‘외국 대리인’ 명단은 현재 1100명을 넘는다. 크렘린은 초강경 민족주의자들까지 탄압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통제도 강화돼, 연방보안국(FSB)이 통신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 중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사회적 결속을 약화시킬 것이다.
존 F. 테프트(John F. Tefft) 전 대사는
정재형 경제정책 스페셜리스트 jj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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