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출마 선언한 주호영 국회부의장
지역 경제 살리기 위한 '지역별 차등 세금' 해법 제시
대구·경북 통합시장, 한쪽 아닌 '균형 리더십'이 관건
"민주당 유력주자 김부겸, 내가 막겠다"
"시장의 개인기로 기업 하나 유치한다고 지역 경제가 근본적으로 살아납니까. 수도권에서 먼 지역일수록 세금을 과감히 낮춰서 기업이 스스로 지방으로 오게 만들어야 합니다."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국회부의장(대구 수성구갑)은 지난 20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6선 의원인 그는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국회부의장을 역임했다.
주 부의장은 "지금처럼 모든 인력과 자본이 서울로만 빨려 들어가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지방이 구조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판을 근본적으로 뒤집을 수 있도록 경기의 규칙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지역별 차등 세제'라는 새로운 게임의 룰이다. 그는 수도권 규제의 반사이익으로 충청권까지 기업 이전 효과를 누리고 있으며, 해안가에서 수출 기반을 갖춘 울산·부산 역시 산업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그사이에 위치한 대구·경북은 뚜렷한 정책적 유인 없이 상대적 소외를 겪고 있다고 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충청남도의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은 135조원으로, 대구(66조원)의 두 배를 웃돈다.
주 부의장은 "이제는 추풍령을 중심으로 한 번 더 규제를 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들이 수도권에 몰려있는 만큼 수도권 내 기업에 법인세를 올리고, 추풍령 아래에 있는 기업에 세금을 깎아주더라도 정부에서 걷는 전체 세수는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 통합에 대해서는 '선통합 후보완'을 주장하며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후보완 과제는 "통합 청사를 어디에 둘 것인가 하는 문제, 인사 교류와 공기업 통폐합까지 매우 민감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고 했다. 최근 행정통합을 두고 권역별 이견이 생겨난 데 대해서는 "통합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다르기에 아무리 논의를 해도 결론이 안 나는 일이다. 데드라인을 정해놓고 가는 게 맞다"고 했다.
6선 국회의원 출신인데, 왜 지방자치단체장에 도전하게 됐냐는 질문에는 "통합 시장이 되면 500만 시·도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중책을 맡게 된다. 이제는 중앙정부와 대등하게 마주 앉아 논의할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의 유력주자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견제할 유일한 후보라고도 밝혔다. 주 부의장은 "현재 국민의힘 후보자 중에서는 김 전 총리를 선거에서 이겨본 사람이 나밖에 없다"고 했다.
다음은 주 부의장과의 일문일답.
-지역차등세금 정책은 현실성이 있을까?
▲ 기업이 지방으로 오게 하기 위해서는 토지 값이 싸든지, 인력을 쉽게 구할 수 있든지, 아니면 세금이 낮든지 하는 세 가지 방안이 있다. 현시점에서 쓸 수 있는 방법은 세금밖엔 없다. 내가 알기론 이재명 대통령도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정부 지원을 늘리는 방안에 긍정적이다. 이건 현 정부가 관련 정책을 추진하기 이전부터 내가 꾸준히 주장해왔던 논리다.
-행정 통합에 대해서 지역별로 이견이 있다.
▲ 행정통합은 원래 국민의힘에서 먼저 주장했던 사안이다.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가 다행스럽게도 여당에서 하자고 먼저 문을 여니까 우리가 들어갈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에는 무조건 들어 가야 한다. 통합은 준비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다르기에 논의를 해도 결론이 안 나는 일이다. 데드라인을 정해놓고 가는 게 맞다.
-4년간 20조원 통합지원금, 실제로 받을 수 있을까.
▲ 다음 총선과 대선을 생각하면 민주당에서도 헛된 공약을 내놓지는 않았을 거라고 본다. 다만 기존에 편성된 예산까지 한꺼번에 합쳐 20조원이라고 할까 봐, 그게 걱정이긴 하다.
-대구에서 청년들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 대구권 대학 졸업자가 매년 2만명인데, 이들이 만족할만한 양질의 일자리가 없다는 게 문제다. 다만 최근에는 대기업을 유치한다 해도 노동 집약성이 낮아서, 대규모 고용 창출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는 대구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지역이 선택할 수 있는 해법은 분명하다. 과감한 세제 개편과 규제 혁신을 통해 기업 유인을 강화하고, 동시에 주거 비용을 낮춰 청년 정착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대구의 AI 산업 전환 계획은?
▲ 대기업 유치보다 더 중요한 건 주력산업의 전환이다. 대구는 전통적으로 자동차 부품업에 강점이 있다. 로봇 산업은 AI와 부품산업의 결합이다. 따라서 우리 지역이 로봇 부품 산업 기지로 전환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고 본다. 자율주행과 드론 등 미래형 모빌리티 산업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4년 후 본인이 생각하는 대구를 한문장으로.
▲ 쇠퇴를 멈추고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른 도시. '더 잘살게 만들겠다'는 식의 달콤한 말은 하지 않겠다. 30년째 이어진 지역 경제의 내리막을 멈추겠다. 이 사안을 먼저 풀지 못하면 다른 정책은 백약이 무효다.
-윤석열 전 대통령 선고 전후 당이 내홍을 겪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구 민심은?
▲ 대구 민심은 이재명 정권이 싫은데, 그걸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서로 싸우는 너희도(국민의힘) 밉다는 거다. (윤 전 대통령 선고에 따른 민심 영향은) 아직은 모르겠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권한과 이번 판결 모두 법의 테두리 안에 있는 것이니, 선고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 있겠나. 사실 계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도시가 대구다. 보수 정권이 잘 유지됐으면 대구 출신 인사들이 할 수 있었던 일들이 모두 물거품이 됐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정치인 주호영과 행정가 주호영의 차이는 뭔가?
▲ 정치인과 행정가가 하는 일이 결코 다르다고 생각지 않는다. 서로의 의견을 듣고 조율하고,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없도록 중재하고, 보다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는 사고는 큰 틀에서 보면 같다. 정치는 보다 창조적인 영역에서 일을 해야 한다면, 행정은 큰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해야 한다는 차이는 있다. 행정가로서 주호영은 '규제 혁신'을 통해 꽉 막힌 길을 뚫어내는 역할을 해낼 것이다.
-6선 의원까지 오를 수 있었던, 본인만의 원칙은?
▲ 선수가 높아질 때마다 '많이도 했네'라는 말이 자연스레 따라온다. 그만큼 사람들의 눈도 한층 엄격해지고 기준도 높아진다는 의미다. 선수가 높아질수록 과거의 성과를 뛰어넘는 업적이나 성과를 꾸준히 보여줘야 한다. 결국 원칙은 단순하다. 유권자에게 최선을 다해 봉사하는 일이다.
대구=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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