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반도체 핵심기술 빼돌린 일당…대법 "'유출'과 '사용' 각각 처벌해야" 파기환송
대법, 반도체 기술 유출범 사건 파기환송
1·2심 '누설 무죄' 뒤집어
"공범끼리 기술 주고받은 것도 범죄"
반도체 핵심기술을 외국 업체에 무단으로 빼돌린 일당들에 대해 기술을 '사용한' 혐의뿐만 아니라 공범들끼리 영업비밀을 주고받은 행위도 별개의 범죄로 보아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주심 이숙연 대법관)은 산업기술보호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3명의 상고심에서 무죄로 판결된 부분과 A씨의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항소심으로 돌려보냈다.
A씨 등 일당은 2022년 유진테크의 핵심 기술인 반도체 증착 장비 관련 부품 설계 및 조립 도면 등 영업비밀을 무단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빼돌린 자료를 국내 사설 서버에 올린 뒤, 중국 상하이에 설립된 반도체 회사 등 외국에서 사용될 것을 알면서도 도면을 넘기고 실제 장비 제작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으로 유진테크, 삼성전자, 원익아이피에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피해를 입었다.
핵심 쟁점은 범행을 공모한 공범들 사이에서 영업비밀을 주고받은 행위가 영업비밀 사용죄 외에 별도로 누설 및 취득죄를 구성하는지 여부였다.
1심과 2심은 A씨 등 일당이 도면을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한 영업비밀 '사용'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영업비밀 국외 누설과 외국 사용 목적의 산업기술 공개 혐의에 대해서는 "이미 기술을 '사용한' 범죄가 성립한 이상, 범행을 위해 공범끼리 기술을 공유한 행위는 별도의 범죄가 아니라 사용죄에 흡수된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주범 격인 삼성전자 전 직원 A씨는 1심에서 징역 7년 및 벌금 2억 원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징역 6년 및 벌금 2억 원으로 다소 감형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판단을 달리했다. 재판부는 "영업비밀을 아직 알지 못하는 상대방에게 이를 넘겨주는 경우에는, 상대방과 함께 영업비밀을 사용하기로 공모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넘겨준 자에게는 누설죄가, 넘겨받은 자에게는 취득죄가 각각 성립한다"고 봤다. 영업비밀 사용을 공모한 공범 사이라도 기술을 넘기고 받은 행위는 사용죄에 흡수되지 않는 실체적 경합범(여러 개의 독립된 범죄)이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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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영업비밀 침해 단계 전반을 폭넓게 처벌해 기업의 영업비밀을 보호하려는 부정경쟁방지법의 입법 취지에도 반한다"며 "취득·누설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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