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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담합 가격 폐기하라" 공정위, 제분 7사에 20년 만의 '가격 재결정 명령'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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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이후 처음 부활하는 '가격 재결정'
담합 가격 폐기하고 시세대로 인하 강제
과징금도 역대 최대 규모 나올 듯…산술 최대 1조원 육박

국내 밀가루 시장을 장악하고 6년간 '짬짜미'를 이어온 제분업체들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20년 만에 '가격 재결정 명령'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담합으로 부풀려진 가격을 기업 스스로 폐기하고, 시세에 맞춰 다시 산정하도록 강제하는 조치다. 조원 단위에 육박할 가능성이 있는 '과징금 폭탄'과 함께 사실상 기업의 가격 결정권을 박탈하는 징벌적 제재가 현실화하고 있다.

"민생 물가 왜곡 바로잡아야"…20년 만의 '강제 인하' 예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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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대선제분,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삼화제분, CJ제일제당, 한탑 등 제분 7사의 밀가루 담합 사건에 대해 각 사에 심사보고서를 전날 송부했다고 20일 밝혔다.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는 법 위반 사실 등이 담긴 검찰 공소장 성격 서류로,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는 것을 뜻한다.


심사보고서에 따르면 제분 7사는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6년간 국내 밀가루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의 88% 점유율을 악용해 가격과 물량을 담합했다. 이 사건 담합 행위로 영향을 받은 매출액은 5조8000억원에 달한다. 앞서 이들을 기소한 검찰은 담합 전후로 밀가루 가격이 최대 42.4% 폭등하며 라면, 빵 등 국민 먹거리 물가를 직격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 같은 행위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시정명령 및 가격 재결정 명령, 과징금 부과의견을 제시했다. 가격 재결정 명령이 실제 발동된다면 2006년 제분업계 담합 사건 이후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 된다. 당시 8개 업체가 6년여에 걸쳐 물량과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적발됐고, 총 434억1700만원의 과징금과 가격 재결정 명령을 부과받았다. 심사보고서의 의견은 조사 과정에 조치 의견을 기재한 것으로, 향후 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유성욱 공정위 조사관리관은 "가격 재결정 명령 의견은 민생과 밀접한 품목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하에서 포함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당시 가격 재결정 명령 이후 밀가루 가격이 5%가량 인하됐던 전례에 비춰볼 때 최종 결론에도 명령이 포함된다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과징금 규모도 역대 최대가 유력하다. 담합 관련 과징금 부과 기준인 매출액의 최대 20%를 적용하면 산술적으로 최대 1조1600억원까지 가능하다. 이는 역대 최고치인 2010년 액화석유가스(LPG) 담합(6689억원)과 최근 설탕 담합(4083억원) 기록을 압도적으로 갈아치우는 수준이다.

"국민 알권리가 우선"…대통령 엄포 후 '이례적 중간발표'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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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는 이례적일 만큼 신속하고 강도 높게 진행됐다. 통상 담합 사건 조사가 1년가량 걸리는 것과 달리 공정위는 담당 과장을 포함한 5명의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단 4개월 만에 조사를 끝내고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공정위가 최종 의결 전 조사 내용을 공개한 것도 이례적인 행보다. 유 조사관리관은 이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 존중과 사건 처리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서민 물가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심사보고서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소통해 담합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공정위는 19일 이재명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담합 기업은 영구 퇴출 방안까지 검토하라"라며 담합을 '암적 존재'로 규정한 날 심사보고서를 송부했다. 대통령의 고강도 물가 안정 의지와 공정위의 엄정 집행 기조가 궤를 같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제분 7사는 심사보고서 수령일로부터 8주 내 서면 의견 제출 등 방어권을 행사하게 된다. 공정위는 이 절차가 끝나는 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전원회의를 개최해 최종 제재 수위를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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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민생에 피해를 주는 담합은 예외 없이 엄단할 것"이라며 "범부처 총력 대응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물가 안정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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