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전력망 전환 '원년'…3210억 투입해 분산형 전력망 본격 구축
배전망 ESS·마이크로그리드 확충으로 접속 대기 해소
K-GRID 인재·창업 밸리·R&D 병행해 산업 생태계 구축
정부가 올해를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 구축 원년으로 삼고 본격적인 전력망 혁신에 나선다. 대형 발전기 중심의 기존 전력 체계를 재생에너지 확대에 맞춰 지역 단위 분산형 체계로 전환하고, 배전망 유연화와 시장제도 개편을 통해 민간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구상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분산형 전력망 포럼'을 열고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 구축 계획을 공식화했다. 올해에만 약 3210억원의 국비를 투입해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한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에너지 전환이 필수적이지만, 현재 전력 시스템은 2001년 전력산업 구조개편 당시 도입된 대형 발전기 중심 체계에 머물러 있다는 정부의 진단했다. 과거에는 송전망 중심의 계통 운영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태양광 등 분산형 전원이 주로 연결되는 배전망의 역할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은 '태양광 등 분산형 발전원을 최대한 수용하고, 지역별 특성에 맞는 지산지소형 전력 시스템을 구현하는 지능형 전력망'으로 정의된다.
재생에너지 수용 기반 확충
우선 정부는 배전망 유연성 확대에 방점을 찍었다. 태양광 접속 대기가 심각한 지역을 중심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대폭 보급해 추가 접속을 유도한다. 올해 20개소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총 85개의 배전망 ESS를 구축할 계획이며, 완료 시 약 485MW(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추가 접속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전망 ESS 구축에 1176억원, 햇빛소득마을 ESS에 984억원의 국비가 각각 투입된다.
농공단지와 대학가 등 중소형 부하 지역에는 마이크로그리드도 조성한다. ESS 등을 활용해 수요를 평탄화함으로써 배전망 부담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수용 여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에는 올해 702억4000만원의 국비가 배정됐다. 배전망 ESS와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자는 1분기 공고를 거쳐 2분기 중 선정될 예정이다.
접속 제도도 손질한다. 정격용량 중심의 경직된 접속 관리에서 벗어나, 출력제어를 조건으로 한 재생에너지 접속 허용 용량을 배전선로당 16MW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한국전력은 기존의 설비 설치·유지관리 역할을 넘어 배전망 운영자(DSO)로서 기능을 강화하고, 차세대 배전망 운영시스템(ADMS)을 통해 태양광 발전량 예측과 ESS 충전 지시 등 동적 제어를 수행할 예정이다.
망 증설을 대체하는 유연성 자원에 대한 보상체계도 도입된다. '전력망 비증설대안(NWAs)' 제도를 통해 ESS 구축으로 망 공사를 대체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사업자에게 보상하는 방식이다. 상반기 제주에서 시범 운영 후, 하반기 육지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제주를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변동성과 유연성 자원의 가치를 반영한 혁신적 시장제도도 도입한다. 재생에너지 잉여 전력이 발생해 가격이 하락할 경우, 난방 자원화(P2H)나 전기차 충전(V2G) 등으로 수요를 이전하는 전력수요 입찰제도를 활성화하고, 최소출력 보장 발전원을 제외한 발전원에 대해 가격 입찰을 추진한다. 제주에서 시행 중인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는 연내 육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산업 생태계·기술 경쟁력 강화
아울러 정부는 에너지공대, 광주과기원, 전남대, 전력 공기업, 민간기업 등이 참여하는 'K-GRID 인재·창업 밸리'를 조성하고, 분산전력 가상 테스트베드와 인공지능 기반 다중 마이크로그리드 자율운영 플랫폼 등 핵심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K-GRID 인재·창업 밸리에는 195억원,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 R&D에는 34억원의 국비가 각각 투입된다.
이날 포럼에서는 분산형 전력망 구축 및 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됐다. 기후부와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전력공사, 전력거래소는 전력망 정보 교류와 ESS 운영 협력 강화를 위한 협약을 맺었고, 서울대·전남대·에너지공대·광주과기원과는 인력 양성 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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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탄소중립은 미래세대를 위해 우리가 남겨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라며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은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맞춤형 전력망으로, 속도감 있는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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