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연봉보다 비싸" 中 실험용 원숭이 몸값 5년 새 2배 올라
한마리 약 3000만원 수준
기술 이전·신약 연구 급증
공급 부족에 가격 상승세
중국에서 신약 연구가 급증하면서 실험용 원숭이 한 마리 가격이 약 3000만원 수준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신약 연구 급증으로 실험용 원숭이 가격이 약 14만위안(2940만원)까지 올랐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 공식 조달 기록에 따르면 전임상 단계에서 약물의 안전성과 체내 흡수·분해·배출 과정을 확인하는 데 널리 사용되는 실험용 원숭이 가격은 지난 5년간 두 배로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은 중국 바이오 기업과 글로벌 제약사 간 기술이전 계약이 크게 늘고, 제약업계 자금 조달이 회복되면서 초기 단계 시험에 들어가는 신약 후보 물질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대기업 직장인 연봉 2000만원인데…원숭이 마리당 3000만원
상하이 약물연구소가 이달 초 공개한 입찰 공고에 따르면 450마리의 게잡이원숭이에 책정된 예산은 6200만위안(130억2000만원)으로, 마리당 약 13만7800위안(2894만원) 수준이다.
이는 중국 대기업 직장인의 평균 연봉을 웃도는 금액이라고 SCMP는 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연매출 2000만위안(42억원) 이상인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평균 연봉은 10만2452위안(2152만원)으로 집계됐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아시아 헬스케어 리서치 책임자인 쿠이 쿠이는 "미국의 금리 인하로 바이오 투자 자금이 늘면서 더 많은 프로젝트가 초기 단계로 이동했고 안전성 평가가 필요해졌다"며 "이는 더 많은 원숭이 수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시험 설계, 후보 물질 유형 등에 따라 필요한 원숭이 수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은 전임상 안전성 연구에서 약물당 70~100마리의 원숭이가 필요하며, 독성 위험이 낮은 비교적 단순한 약물은 40~60마리 정도가 요구된다고 했다. 일부 저분자 약물은 원숭이 대신 개를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제약사들은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들과 총 1357억달러 규모의 157건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동시에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신약 개발사들이 홍콩 증시의 챕터18A 제도를 활용해 상장하는 사례도 늘었다.
글로벌 전략 컨설팅 기업 L.E.K.의 중국 바이오의약·생명과학 부문 책임자인 헬렌 천은 중국 내 임상시험 확대와 중국 기업들의 해외 임상 준비·진행이 늘면서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영장류에 의존하는 독성시험 수요도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급 불균형…가격 오름세 이어질 듯
증권업계는 수급 불균형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파운더증권은 2025~2027년 연간 중국 실험용 원숭이 공급량을 4만9000~5만2400마리로 예상했다. 연간 수요는 5만1300~6만2600마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공급 측면에서 단기간 내 생산 능력 확대가 쉽지 않고 일부 농장은 올해 1분기까지 생산 물량이 이미 예약된 상태라고 증권사는 전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가격 급등이 환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쿠이는 "신약 연구개발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단계는 1~3상 임상시험으로 5~10년이 걸리고 수백만달러가 소요된다"며 "안전성 평가 비용 인상은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단독]한국 1등 '임대왕' 소형 아파트 단지 통째로...
맥쿼리캐피털의 아시아 헬스케어 리서치 책임자인 토니 렌도 약 70%의 신약 개발 비용이 후기 임상시험에 집중돼 있어 동물 모델 비용은 전체 비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