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가구 서울시 66%…저렴주택 공급해야
"기성 도심 고밀도 개발…시세차익 공유 설계"
서울 주택가격이 폭등하면서 정부는 강력한 수요 억제 정책에 이어 의욕적인 주택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9월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서 앞으로 5년간 135만가구 공급 계획을 내놨다. 지난달 29일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에서는 6만가구 규모로 신속 공급 부지 확보계획을 확정했다.
이제 국민의 관심은 어떤 주택을 공급하는지, 자신이 그 주택에 입주 가능할 것인지에 모이고 있다. 이번에도 1989년 발표된 1기 신도시나 2009년 보금자리 주택처럼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중산층용 저렴한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공급해야 하나? 그러기에는 여건이 너무 많이 변했다.
우선 1∼2인 가구가 전체 서울시 가구의 약 66%에 이르러 주된 주택 수요층이 과거와 달라졌다. 청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저렴한 주거공간을 우선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이미 아파트 공급 비중이 급격히 늘어 저렴한 주택 공급이 시급하다. 2025년 주택건설 인허가 기준 84.5%는 아파트였고 다가구·다세대주택은 5206가구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약 15억원(KB 부동산 기준) 수준이다.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은 13.9에 이른다.
민간의 주택공급 능력이 확대되면서 공공주택 공급능력은 급격히 약해졌다. 공공부문 주택공급 물량이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더구나 과거처럼 단기간에 대규모 물량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도 없어서 당장 주택가격 하락을 유도하기도 쉽지 않다.
정부가 도심에 집중적으로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방향을 설정한 것은 올바른 판단이다. 1기 신도시 때와 달리 3기 신도시와 지방 신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해도 도심 주택가격은 하락하지 않았다. 결국 기성 시가지를 좀 더 고밀로 활용하는 콤팩트 시티 개념이 주택공급에서도 적용돼야 한다. 필자가 주도했던 2021년 3080+ 대책에서는 저층 주거지, 역세권, 준공업지역만 잘 활용해도 서울에서 32만가구 이상의 주택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제 중대형 공공 아파트를 대량으로 공급해서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주택공급 목표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 노후된 주거환경을 정비하고 시민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저렴한 주택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소규모 블록 단위로 5∼8층 높이의 다양한 공동주택을 건설할 수 있도록 용적률, 일조권, 채광부, 주차장 규제를 조정해야 한다. 저렴한 다세대 주택, 도시형 생활주택, 민간 기숙사, 오피스텔을 충분히 공급한다면 청년세대의 주거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
공공이 공급하는 분양주택은 시세보다 저렴할 뿐만 아니라 시세와의 차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전체 분양주택 중에서 30% 정도는 이익공유형으로 공급해서 최초 수분양자가 시세 차익을 독점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영국의 생애최초주택(First Home)이나 미국의 지역 커뮤니티 토지신탁주택(CLT)은 최초 분양자뿐만 아니라 이후 거래자에게도 저렴한 주택이 지속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재판매 가격과 공급 대상을 엄격하게 규제한다. 분양주택의 일부에 대해서는 충분히 적용해 볼 만하다.
안정적인 주택공급은 너무나 중요하다. 그러나 주택공급의 목표가 단기 주택가격 안정이 돼선 안 된다. 노후 주거지와 구시가지를 통해 저렴한 주택이 지속적으로 공급된다는 신뢰만 있다면 특정 지역의 주택가격 급등은 부차적인 문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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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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