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분묘 있어 담보가치 낮다"…파묘
법원 "참작 사정 있지만 정당행위 아냐"

자신의 토지에 있는 타인의 분묘를 임의로 파헤친 60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2단독(배구민 부장판사)은 분묘발굴과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4년 4월 25일께 자신의 명의 토지에 있던 B씨 증조할머니 묘와 C씨 어머니 묘를 굴착기로 파헤쳐 유골을 꺼낸 혐의로 기소됐다. 또 같은 해 6월과 7월에는 B씨가 해당 부지에 복원해 만든 가묘와 이를 둘러싼 돌담을 무너뜨린 혐의도 받았다.


사진은 해당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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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은 대출 문제였다. A씨는 2024년 1월 해당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신청했으나, 은행으로부터 "분묘로 인해 재산적 가치가 낮아 대출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후 A씨는 B씨와 C씨 측에 분묘 이전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별다른 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A씨는 굴착기를 동원해 분묘를 무단 발굴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고, 특히 C씨 어머니 묘는 당초 2024년 4월까지 이장하기로 돼 있었던 점 등은 참작할 사정이 있다"면서도 "분묘를 발굴한 수단과 방법, 법익 균형성 등에 비춰 사회상규에 위배돼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고 분묘발굴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토지 소유자가 A씨이고, 피해자들이 적법한 절차로 점유를 회복했다고 볼 자료가 부족해 범죄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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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형법에 따르면 타인의 분묘를 함부로 발굴할 경우 5년 이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으며, 유골을 훼손하거나 유기하면 최대 10년 이하 징역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 경찰청 통계에서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분묘발굴죄가 829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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