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9년 광주 소재 병원에
상품권·가전 등 1300만 원 상당 금품 제공
의약품 시장의 고질적인 병폐인 리베이트 관행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다시 한번 칼을 빼 들었다. 자사 의약품 처방을 늘리기 위해 병원에 금품과 편의를 제공한 국제약품이 적발되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제약품㈜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자사 의약품의 판매 촉진과 거래 유지를 목적으로 광주의 한 병원에 총 7회에 걸쳐 약 1300만 원 상당의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3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국제약품의 리베이트 수법은 일상적이고 치밀했다. 병원 송년회 시즌에는 백화점 상품권(800만 원 상당)을 직접 전달하거나, 밥솥·믹서기 등 소형 가전제품(200만 원 상당)을 대신 결제해 배송했다. 특히 병원 직원들의 단체 영화 관람 행사인 '무비데이' 대관료(300만 원 상당)를 대납하며 환심을 사기도 했다. 이러한 리베이트 내역은 병원 기획실 내부 장부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관리될 만큼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기 위한 '검은 돈'은 회계 조작을 통해 만들어졌다. 국제약품은 리베이트 대상 병원의 처방 실적에 맞춰 영업사원에게 활동비를 지급했다. 영업사원들은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여비를 과다 청구하거나, 법인카드를 이용해 허위 결제 후 현금을 돌려받는 일명 '법인카드 깡' 방식을 동원해 출처 불명의 리베이트 자금을 조성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행위가 가격이나 품질이 아닌 리베이트 규모에 따라 의약품 선택을 왜곡하는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라고 규정했다. 특히 최종 소비자인 환자가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약을 처방받지 못하게 되는 등 소비자 이익을 현저히 침해한다는 판단이다.
공정위는 "의약품 시장의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리베이트 행위에 대한 감시를 지속할 것"이라며 "이번 제재가 소비자가 효능과 품질에 따라 적절한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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