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 증후군 못 믿겠다"…'셀프 실험' 과학자의 최후
노르웨이 과학자, 몰래 전자기기 만들어
해당 증후군과 유사한 뇌손상 겪어
강력한 전자기파 펄스를 발생시키는 비밀 무기가 '아바나 증후군'의 원인이라는 의혹을 불신했던 노르웨이 과학자가 유사 기기를 만들어 자신에게 실험해봤다가 뇌 손상을 겪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노르웨이 정부기관에 근무하는 한 과학자는 '마이크로파 대역의 전자기파 펄스를 발생시키는 비밀 무기가 아바나 증후군의 원인'이라는 의혹을 반박하기 위해 2024년 이런 기기를 직접 만들어 자신에게 실험해 봤다. 이 과학자는 의혹이 낭설이라는 본인의 생각과 정반대로 아바나 증후군과 유사한 증상을 겪었다.
아바나 증후군은 2016년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근무하던 미국의 외교관 및 정보기관 요원들 일부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보고된 원인 미상의 신경계 질환이다. 이들은 두통과 어지럼증, 기억력 상실, 피로 등을 경험한 것을 비롯해 한밤중 거주지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고 호소한다. 이후 중국, 유럽, 인도, 아시아 등에서 일한 근무자들이나 출장자들 수백 명에게서도 유사한 피해 사례가 보고됐다. 한 퇴역 미국 공군 중령은 2020년 미국 버지니아주 북부에 살 때 집 건너편에 러시아 가족이 살고 있었으며 당시에 5차례에 걸쳐 아바나 증후군과 유사한 증상을 겪었다고 최근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런 현상들을 '이상 건강 사건(AHI·Anomalous Health Incidents)'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원인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험 결과를 알게 된 노르웨이 정부는 이를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알려줬으며, 이 소식을 접한 국방부와 백악관 관계자들이 2024년에 최소 2차례 노르웨이를 방문했다. 이 실험에 관해 알고 있는 관계자들은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AHI의 원인이 외국 정부가 개발한 전자기파 비밀무기라는 의혹이 사실로 입증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실험 결과가 의혹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추가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국 공군 공중전투사령부 의무감과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무감을 지냈으며 조 바이든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생물학적 위협을 총괄했던 폴 프리드릭스 퇴역 공군 소장은 "인간에게 다양한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만들 수 있는 점에 대해 우려해야 할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노르웨이에서 이뤄진 실험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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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WP는 두 명의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바이든 행정부 말기에 전자기파 펄스를 생산하는 다른 외국산 장치를 비밀리에 구매했으며, 이 장치가 AHI 사건과 연관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장치는 미 국방부에서 시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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