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물가 부담스럽지만"…설 대목 전통시장 환급행사에 '방긋'
설 연휴 첫날 양동시장 아침부터 북적
제수용품, 수산물 등 각종 먹거리 인기
최대 2만원 환급행사에 부담 덜어줘
간소화 제사 분위기에 일부 상인 울상
"부담스러운 물가에 그나마 환급행사라도 있으니 전통시장을 찾게 되네요. 올해는 물가가 안정됐으면 좋겠네요."
설 연휴 첫날인 14일 오전 광주 서구 양동시장.
이른 아침부터 설을 맞은 양동시장은 제수용품과 먹거리, 수산물, 반찬거리 등 각종 물품을 사기 위한 시민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주차장은 금세 가득 차 차들의 대기 줄이 이어졌고, 같이 온 일행들은 운전자에게 차를 맡기곤 먼저 장을 보러 하차하는 모습도 보였다. 시장 골목은 수많은 인파 속 상인들의 호객 소리와 손님들의 흥정이 뒤섞이면서 명절 대목의 활기가 넘쳤다.
이날은 양동시장을 포함해 남광주시장, 대인시장, 봉선시장 등 총 15개 전통시장에서 농축산물과 수산물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인파가 더욱 몰렸다.
이날까지 전통시장에서 농축·수산물을 구매한 소비자는 영수증과 신분증을 지참해 시장 내 환급 부스를 방문하면 구매금액에 따라 온누리상품권(지류)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환급 기준은 ▲ 3만4,000원 이상 구매하면 1만원 ▲ 6만7,000원 이상 구매하면 2만원이다.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단물 같은 환급행사는 그나마 손님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수산시장에서도 손님들이 제철을 맞은 석화와 꼬막부터 홍어회, 조기, 병어 등 각종 수산물을 찾았다.
한 수산물 가게는 홍어를 사기 위해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섰고 상인들은 숙련된 솜씨로 홍어를 손질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김 모 씨(66)는 "정부에서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까지 해주니 손님들이 대형마트보다 전통시장을 더 많이 찾으시는 것 같다"며 "며칠 전 모 유튜버가 양동시장에서 홍어를 사서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그 때문인지 홍어를 찾는 손님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 탓에 좀 더 저렴한 생선을 구매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가족과 함께 장을 보러온 박정용(64)씨는 "오랜만에 명절이고 서울에서 자녀가 내려온다고 해서 조기를 사 먹으려 하는데, 가격이 부담돼 2㎏만 샀다"며 "비싸더라도 자식들이 오는데 뭐라도 많이 먹이고 싶은게 부모 마음인데, 올해는 조금이라도 물가가 안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로 옆 전집에서도 '제수용품' 간판을 커다랗게 붙이곤 각종 전을 판매하고 있었다. 제수용품을 구하기 위해 전집을 찾은 김화연(38) 씨는 "요즘은 명절이면 음식 준비는 간소하게 하는 편이다"며 "가족들과 더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완성된 제수용품을 구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환급행사 덕분인지 온누리상품권 환급소가 마련된 양동시장 옥상은 환급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대기 줄이 계단까지 이어졌다. 환급을 기다리던 한 시민은 "아침 일찍 왔는데, 환급을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어 30분째 기다리는 중"이라며 "그래도 명절마다 진행되는 환급행사 덕분에 부담이 줄어 전통시장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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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모든 상인이 웃진 못했다. 간소화된 제사 분위기 탓에 그릇 등 제수용기를 판매하는 일부 상점은 매출이 예년 같지 못한 것. 제수용기를 판매하는 박모(68)씨는 "제사를 간소화하는 분위기라 새 그릇을 찾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그릇은 한번 사면 오래 쓰고 또 중고로도 거래돼서 그런 듯하다. 바뀐 명절 분위기와 치솟는 물가 두 가지가 겹쳐 예년만 못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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