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강한 일본' 표방하며 국방비 증액
지지부진했던 훈련기교체사업 속도땐 3파전

국산 항공기인 T-50 고등훈련기가 일본 상공에 도전한다. 일본 항공자위대가 자국산 T-4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을 진행 중인데 '강한 일본'을 표방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들어서면서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블랙이글스 조종사가 미야자키 마사히사 방위부대신 등 일본 방위성 및 항공자위대 관계자들에게 T-50B 항공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연합뉴스

블랙이글스 조종사가 미야자키 마사히사 방위부대신 등 일본 방위성 및 항공자위대 관계자들에게 T-50B 항공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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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방비 3.5% 달성하겠다고 나섰다. 국가안전보장전략·국가방위전략·방위력 정비계획 등 이른바 '안보 3문서' 개정을 연내 완료할 예정이다. 다카이치 내각은 향후 5년간 약 100조 엔(한화 약 945조 원) 규모의 국방 예산을 투입해 대중(對中) 억제 중심의 공세적 방위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160여대 남은 자국산 T-4 노후화 심각

일본 항공자위대에 가장 시급한 사업은 자국산 T-4 고등훈련기 교체 사업이다. T-4 고등훈련기는 2인승 복좌형 기체다. 1980년대부터 실전 배치했고, 현재도 160여대가 운용되고 있다. 항공자위대는 우리 공군의 블랙이글스처럼 곡예비행팀 '블루 임펄스'를 운용한다. T-4 고등훈련기를 사용한다. 문제는 노후화다. 지난해 5월 중순에는 T-4 훈련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본 아이치현 고마키 항공자위대 기지에서 이륙했다 추락해 탑승자 두 명이 사망했다. 사고 원인은 기체 노후화다.


미국과 공동개발 선언했다가 돌연 포기

일본은 훈련기 교체사업은 지지부진해 왔다. 갈팡질팡한 사업 진행방식 때문이다. 일본은 미국과의 공동개발을 염두에 뒀다. 미국이 차세대 고등훈련기로 개발 중인 T-7A의 파생형을 일본이 들여와 공동 개발로 추진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일본 총리는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T-4 항공자위대 훈련기의 후계기인 제트연습기를 공동개발·생산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태도는 돌연 달라졌다. 공동개발이 아닌 해외 직구로 방향을 선회했다. 영국·이탈리아·일본이 6세대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는 글로벌공중전투프로그램(GCAP)사업에 천문학적 개발비와 양산 비용이 투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초음속 고등훈련기를 미국과 공동개발하고 양산하는 예산이 충분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에서 열리는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WDS)에 참가하기 위해 블랙이글스 T-50B 항공기가 정비사의 유도를 받아 활주로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연합뉴스

사우디에서 열리는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WDS)에 참가하기 위해 블랙이글스 T-50B 항공기가 정비사의 유도를 받아 활주로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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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정례브리핑에서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담긴 훈련기 상황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취득 계획은 없다"고 밝히면서 "최첨단 전투기 조종사의 효율적인 육성과 경쟁력 있는 방위산업 구축이라고 하는 관점에서 기체 갱신을 깊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보잉,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와 경쟁

일본은 지난해 T-4 후계기 선정을 위한 정보제공요청서(RFI) 접수를 마감했다. 현재 방위장비청 측에서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FI를 받은 업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보잉의 T 7A,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의 M346,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T-50 고등훈련기가 유력하게 거론됐다. 일본 고등훈련기 사업에 T-50이 도전장을 내걸게 되면 공동개발사인 록히드마틴사가 나서게 된다. 록히드마틴은 '일본형 T-50', 즉 'TF-50'을 일본 방산 전시회에 선보이기도 했다. 일본이 TF -50을 선택한다면, 한국은 록히드마틴의 '하청'을 받아 일본 초음속 고등훈련기를 생산하는 구조가 된다.


한국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T-50B 편대가 28일 중간 기착지인 일본 오키나와 나하 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연합뉴스

한국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T-50B 편대가 28일 중간 기착지인 일본 오키나와 나하 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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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이탈리아 알레니아 아에르마키사가 개발한 M-346 훈련기는 러시아의 야코블레프사가 개발한 고등훈련기 겸 경전투기 Yak-130을 모델로 했기 때문에 일본이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 T-7A도 마찬가지다. 윙락(Wing rock) 현상과 사출좌석 결함 사태 등에 결함이 발생했고 개발비는 계속 오르고 있다. 여기에 737 여객기 결함 등 막대한 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일본의 입장에서는 공동개발에 나설 경우 자칫 보잉의 '현금인출기'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T-50 일본기지 처음 방문해 급유

이 틈을 타 최근 우리 공군의 블랙이글스 특수비행팀이 일본 오키나와 항공자위대 나하 기지에 기착해 급유를 받고 일본 자위대와 교류 행사를 가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한일 간 상호 군수지원 협정(ACSA)이 체결돼 있지 않아 자위대는 자위대법 규정에 근거해 처음으로 한국군에 대한 급유 지원을 실시했다며 블랙이글스가 일본에 방문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당시 일본 공군 관계자들은 T-50 고등훈련기에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방위성 관계자들도 2023년 말 중동의 두바이 에어쇼 현장의 KAI 부스를 찾았고, '싱가포르 에어쇼 2024'에서는 방위성의 차관급 간부들이 두 차례에 걸쳐 KAI를 공식 방문해 T-50에 대한 성능을 문의하기도 했다.


미 해군 고등훈련기 사업 수주 땐 탄력

업계에서는 미 해군 고등훈련기(UJTS) 사업에 T-50 고등훈련기가 선정된다면 일본 훈련기 사업도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KAI는 현재 2027년 1월 계약이 예상되는 미 해군의 고등훈련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2018년 '미 공군 고등훈련기(APT)' 사업에서 보잉·사브가 개발 중인 T-7A 레드호크에 패한 설욕을 만회하겠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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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일본 훈련기 사업은 방산업계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한일관계, 한미일 관계 등 중요한 변수가 작용한다"면서 "정부와 공조를 통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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