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만기 100년짜리 '센추리 본드' 발행
메타·아마존 등 빅테크 채권으로 자금 확보
'쩐의 전쟁' 격화…닷컴버블과 유사한 양상
만기 100년짜리 초장기 채권이 '닷컴버블' 이후 30년 만에 정보기술(IT) 업계에 등장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 '센추리 본드'를 발행하면서 이목을 끈 것이다. 100년물 채권 발행은 매우 드문 일인 만큼 시장 반응은 뜨겁다. 미국 빅테크들이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규모로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서면서 닷컴버블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알파벳은 영국 파운드화로 표시되는 센추리 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10억파운드(약 1조9800억원) 발행 규모의 10배에 육박하는 주문이 쇄도하면서 가산금리(프리미어)는 3년물 영국 국채 대비 0.45%포인트로 책정됐다.
알파벳은 센추리 본드를 매입한 대상에게 100년 후 원금을 상환한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국가나 우량 기관·기업이 아니면 발행이 어렵다. IT 업계에서는 IBM(1996년)과 모토로라(1997년) 이후 잠잠했다.
알파벳이 불확실성을 감수하면서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막대한 규모의 자금 확보에 나서면서 빅테크 간 '쩐의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동시에 국가와 맞먹는 신용도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알파벳의 주요 수익원인 검색·클라우드 생태계가 100년 후에도 존속할 것이란 투자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앞서 알파벳은 지난해 달러화 기준 기술기업 채권 중 가장 긴 50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이달 9일(현지시간)에는 미국 달러화 표시 회사채를 발행해 200억달러(약 29조원)를 조달했다. 당초 목표한 150억달러(약 22조원)를 훨씬 웃돌았다. 올해 1850억달러(약 270조원) 자본 지출을 예고한 알파벳은 채권 발행에 잇달아 성공하면서 재원을 거의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픈AI, 현금 붓고 사라진 넷스케이프?…'거품' 찬반론
다른 빅테크들도 채권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메타는 지난해 하반기 AI 프로젝트와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300억달러(약 43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아마존도 지난해 11월 150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강력한 투자 수요에 기존 계획(120억달러)보다 증액했다.
하지만 닷컴버블 때와 비슷한 흐름에 이들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 의구심을 가지거나 경고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당시 '닷컴'이라는 도메인을 가진 회사는 수익 모델이 없어도 주가가 폭등했었다. 오늘날 AI 인프라 투자가 급증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단기간에 뛴 것과 유사하다. 빅테크들의 AI 주도권 싸움에 '거품론'이 따라다니는 이유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주택시장 하락에 베팅했던 마이클 버리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 대표는 대표적인 비관론자다. 그는 반복적으로 AI를 신뢰할 수 없고, 거품이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다며 'AI 버블 붕괴'를 경고해왔다. 오픈AI에 대해서는 "현금을 쏟아붓고 사라진 제2의 넷스케이프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닷컴버블과 2008년 주택시장 붕괴를 사전에 경고했던 경제학자 딘 베이커(미국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 창립자 겸 수석연구원)도 AI 거품 붕괴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닷컴버블 때와는 다르다는 의견도 팽팽하게 맞선다. 당시에는 수익 모델이 없는 상태에서 영세한 스타트업·벤처들이 무리하게 나섰고, 지금은 우량한 빅테크들이 실탄을 확보해 위험이 낮다는 것이다. 또 닷컴버블로 대다수 기업이 파산했지만, 아마존과 이베이, 퀄컴 등은 생존해 현재의 빅테크 기업으로 성장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AI 투자 과열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면서 "한 세대에 한 번 있는 인프라 구축 국면으로, 7~8년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투자등급 채권 시장이 AI 인프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면서, 올해 빅테크들의 차입액이 사상 최대인 4000억달러(약 59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650억달러(약 240조원)와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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