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수평선을 걷는 인간, 수직 상승하는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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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린 지 3년이 흘렀다. 이 짧은 기간에 인류는 거대한 문명의 변곡점을 지나왔다. 역사는 미래를 읽는 좋은 참고서다. 그런 면에서 지난 3년간의 AI 궤적을 되짚어보는 것은 우리의 내일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줄 거라 본다.


2023년은 생성형 AI의 '확산과 대중화' 원년이었다. 누구나 무료로 손쉽게 대화하듯이 휴대폰으로 AI를 사용하면서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믿었던 지적 결과물들을 단 몇 초 만에 얻어내는 경이로움을 체험했다. AI는 언어로 표현되는 거의 모든 것을 생성했다. 글은 사람이 쓴 것인지, AI가 쓴 것인지 구분하기도 어려울 정도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사람들은 AI의 능력 자체를 놀랍게 여겼지만, 그래도 인간의 창의성과 상상력, 공감과 감성 역량은 따라오지 못할 거라고 믿었다.

2024년에는 AI가 '멀티모달'이라는 날개를 달고 감각의 영역을 확장했다. 글자를 넘어 이미지, 영상, 음악을 전문가 수준으로 만들며 시각, 청각을 장악했다. 분야를 막론하고 생성 수준도 더 높아졌고 오류도 빠르게 줄었다. 화가, 작곡가, 디자이너 등 AI 안전지대로 여겼던 직업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된 해이기도 했다.


2025년에는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트'이자 '피지컬' 형체로 진화했다. 지시를 기다리던 도구를 넘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미션을 수행하는 동료가 된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처럼 일하고, AI가 인생 상담과 힐링 멘토 역할까지 하며 개인의 일상생활 깊숙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AI가 지적 도구의 차원을 넘어 파트너, 동료, 코치 등의 지위까지 획득했다. 의료, 법률, 교육 등 분야를 막론하고 인간보다 AI가 더 편하고 믿을 수 있다는 의견도 늘고 있다.

정리하면, 2023년에는 AI가 인간의 언어로 읽고 말하고 사고하는 지능적인 존재로 등장했다. 이어 2024년에는 언어를 넘어 눈과 귀를 가진 인간처럼 세상을 보고 이해하기 시작했으며 2025년에는 인간처럼 행동하고 일하기 시작했다.


이렇듯 AI가 급변하는 동안 우리 인간은 얼마나 변했을까? 사람은 생물학적으로 거의 변하지 않았다. 뇌 용량은 단 1g도 늘지 않았고 정보처리 속도, 학습능력은 수천 년 전 우리 선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루 24시간이란 제약도 그대로다. AI를 활용하는 능력이 추가됐을 뿐이다. 인간의 역량은 지난 수천 년간 완만한 기울기로 선형적인 진화를 해왔을 뿐인데 AI의 역량은 불과 3년 만에 지능의 빅뱅을 일으키며 수직 상승했다.


앞으로 AI는 또 어떨까. 지난 3년의 변화는 서막에 불과하다. AI는 모든 직업과 영역의 필수도구, 우리 삶의 기초 인프라가 될 것이다. 나아가 비서와 동료, 때로는 가족과 코치의 역할까지 수행하며 인간과 공존하는 지구상의 '새로운 지성체, 새로운 인간종'으로 자리 잡을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먼저 AI가 많은 영역에서 인간을 앞서고 있다는 사실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그리곤 AI의 압도적인 능력을 도구 삼아 우리 삶의 지평을 넓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는 스스로 'AI 사피엔스'라는 인류 진화의 전혀 새로운 단계를 만들어냈다. 이제는 이 새로운 종과 어떻게 협력해서 인류의 다음 페이지를 써 내려갈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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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곤 충남대 국가정책대학원 초빙교수·전 국회미래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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