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인사이트]부동산 세금, 9년을 버틸 수 있을까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문제에 대해 강공을 퍼붓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 제목만 봐도 <비정상의 정상화, 부동산 투기 억제는 실패할 것 같나요?>, <부동산 투기 때문에 나라 망하는 걸 보고도 왜 투기편을 들까요?>, <부동산 투기로 불로소득 얻겠다는 수십만 다주택자의 눈물이 안타까우신 분들께 묻습니다.>, <버티는 것보다 파는 것이, 일찍 파는 것이 늦게 파는 것보다 유리할 것입니다.>, <"효과없다, 매물 안나온다" 이런 엉터리 보도도 많던데, 그런 허위보도하는 이유가 뭘까요?>, <이미 4년전부터 매년 종료 예정됐던 것인데 대비 안한 다주택자 책임 아닌가요?>,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요? 분명히 말씀 드리는데, 주거용이 아니면 그것도 안하는 것이 이익일 겁니다.>, <임대용 주택을 건축했다면 몰라도, 임대사업자 등록만 하면 집을 얼마든지 사모을 수 있다는 것도 이상합니다.> 등 부동산 투기 근절에 대한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정부는 오는 5월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이어 7월 세제개편안에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보유세는 높이고 거래세(취득세, 등록세)는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보유세는 주택 가격 구간에 따른 누진제 강화가 거론되고 있으며,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비거주라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는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겠다’는 식의 정책을 썼으나 실패했다. 실패했던 이유는 ‘보수 정권으로 바뀌면 부동산 세제를 완화해 줄 것이기 때문에 3~4년만 버티면 된다’는 인식이 컸다. 실제로 보수 정권으로 바뀌면 양도세와 보유세를 대폭 완화해줬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정치는 생물’이라서 어떻게 바뀔지 모르나, 현재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은 높고 보수 정당은 계엄과 분열로 궤멸 수준이다. 과거와 달리 역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정치구도 속에서 보수 정당의 차기 집권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인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지 1년도 되지 않았다. 이번엔 최소 9년을 버텨야 한다.
또 한가지, 보유세에 대한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중과하면 ‘은퇴해서 현금 흐름도 없는데 평생 살아왔던 강남을 떠나란 말이냐’는 식의 언론 보도가 많았지만 지금은 ‘현금 흐름도 없으면서 그리고 미성년 자식과 직장도 없으면서 왜 학군, 직주근접 등 인프라가 좋은 노른자위 땅에 남아있느냐. 그 좋은 인프라에 기여한 것도 별로 없지 않냐’는 얘기가 많다.
보유세를 중과한다고 해도 그건 최상층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정부가 상속세 부담 완화를 추진했을 당시 기준은 20억원이었다.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서 중산층의 상속재산이 20억원 정도 된다는 걸 근거로 ‘20억원까지는 상속 받아도 배우자·자녀 2명의 상속세는 0원’이라는 정책을 언급했었다. 부동산 보유세 누진제 강화가 거론되고 있는데, 그 기준 역시 20억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1주택이든 다주택이든 전체 가액 20억원까지는 현재와 비슷한 보유세를 부담하게 하고, 그 이상부터는 누진세로 보유세 부담을 크게 늘릴 수 있다. 강남 고가 아파트들이 다른 지역 아파트 가격을 선도해 끌어올리는 만큼 이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이재명 대통령은 “표 계산 없이 국민을 믿고 비난감수만 하면 될 일”이라고 했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이미 표 계산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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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지금은 버티겠다면 최소 9년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모든 정부 정책에서 ‘정책 일관성’이 중요하겠지만 경제, 특히 부동산은 더더욱 그렇다. ‘경제는 심리’인 만큼 정부가 가계, 기업 등 시장참여자들에게 일관된 신호를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망국적인’ 부동산 문제가 아파트 가격의 점진적 하락으로 잘 귀결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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