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코르티나 분산 개최
'2036 전주올림픽' 이정표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중반을 향하고 있다. 대회가 지금까지 큰 사고 없이 안정적으로 진행되면서, 2036 하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전주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주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처럼 여러 도시가 참여하는 분산 개최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은 사상 최초로 복수의 도시에서 분산 개최되고 있다. 막대한 개최 비용과 환경에 미치는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경기장 간 이동거리가 늘면서 대회 운영이 복잡해지고 선수들의 체력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문제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전주가 유치에 성공할 경우 이같은 물리적 거리에 대한 부담은 덜하다. 밀라노와 코르티나의 직선거리는 약 400㎞로, 서울과 부산 사이 직선거리(약 325㎞)보다 길다.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통해 분산 개최의 효율성이 확인된다면, 전주의 유치 경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대형 스포츠 대회 유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고 있다.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국제 스포츠 대회를 지속적으로 유치하는 것은 국가 발전과 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며 적극적인 유치 의사를 밝혔다.
최가온이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1차 시기 묘기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연합뉴스]
2036 하계올림픽 유치는 여러 면에서 긍정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 우선 비수도권 지역이 유치에 나섰다는 점에서 지역 균형 발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2일 취임 6개월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충청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언급하며, 현 정부의 중요한 국정 과제인 지역 균형 발전 관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8월에 열리는 충청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대전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 충청북도, 충청남도 등 4개 시·도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대회다.
2036 전주 하계올림픽이 가져올 또 다른 기대 효과는 '통합'이다. 현재 한국 사회는 정치 양극화, 세대 갈등, 지역 대립 등 다양한 형태의 분열을 경험하고 있다. 1988 서울 올림픽과 2002 한·일 월드컵을 기억하는 세대라면, 스포츠가 사회를 하나로 묶어냈던 통합의 힘을 누구보다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각본 없는 드라마' 스포츠가 주는 감동도 간과할 수 없다.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가 묵묵히 어려운 시간을 견뎌낸 끝에 주인공으로 떠오르는 순간은 스포츠가 주는 가장 큰 감동 중 하나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긴 스노보더 김상겸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막노동을 하면서 올림픽 메달의 꿈을 키웠고, 결국 37살 늦은 나이에 네 번째 도전한 올림픽에서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13일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부상을 입었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3차 시기에 도전, 결국 금메달을 거머쥔 여고생 스노보더 최가온은 또래들에게 도전과 용기의 의미를 깊이 각인시켰다.
대형 스포츠 대회는 단순히 숫자로 확인되는 경제적 가치를 넘어 막대한 무형의 가치를 지닌다. 마침 2036년은 고(姑) 손기정 옹이 베를린 하계올림픽에서 한국인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지 100년이 되는 해여서 우리에게는 더욱 각별한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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