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째 출근 못 한 기업은행장…설 연휴 넘기면 '역대 최장'
설 연휴 분기점…출구 찾나, 업무 공백 장기화 되나
임금 체불 논란 속 '총액인건비' 해법 관건
장민영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지난달 임명 이후 노조 반발로 22일째 본점에 출근하지 못하면서 금융권에서 임명 후 최장 기간 출근이 저지된 최고경영자(CEO)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의 '생산·포용적 금융'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국책은행 수장의 업무 공백이 길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장 행장은 지난달 23일 임명된 이후 이날까지 22일째 서울 을지로 본점 집무실에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장 행장은 본점 인근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해 업무를 보고 있으며, 그동안 두 차례 본점 출근을 시도했지만 노조의 저지로 무산됐다. 11~12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국민성장펀드 지역 간담회 일정에 동행하는 등 대외 업무를 수행했으나,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는 제약이 따르는 상황이다.
갈등의 핵심은 총액인건비 제도다. 그동안 기업은행은 시간외근무수당이 일정 한도를 초과할 경우 일부를 보상휴가로 대체해왔다. 그러나 노조는 보상휴가 사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사실상 '임금 체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지급 수당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공공기관의 경우 연간 인건비 총액이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이를 조정하려면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노조는 장 행장이 당국으로부터 인건비 한도 문제에 대한 해법을 가져와야 출근 저지를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장 행장은 지난달 23일 임명일에 이어 이달 10일 두 번째 출근을 시도하며 노조에 "그동안 진행 상황(진전)이 있었고 이른 시일 내에 해결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장 행장은 금융권 CEO 중 임명 후 출근이 저지된 기간이 가장 긴 인물이 될 공산이 커졌다. 주말과 설 연휴를 거쳐 19일 첫 출근이 이뤄지더라도 임명 28일 만이다. 이는 2021년 윤종원 전 기업은행장이 기록한 27일 출근 저지 사례를 넘어선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설 연휴가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휴 기간 장 행장 측과 노조가 협상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지, 아니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갈등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지 주목된다.
다만 노조 역시 명분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전 행장의 경우 관료 출신으로 '낙하산 인사' 논란이 갈등의 배경이었지만, 장 행장은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내부 출신 인사다. 또한 인건비 문제는 금융위원회 등 당국과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행장이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출근 저지가 장기화할 경우 노조가 명분 싸움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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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관계자는 "설 연휴 기간에도 대화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노조가 출근 저지를 중단하면 곧바로 취임식을 열 계획이다. 하루빨리 경영이 정상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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