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시대, 몸값 오른 경찰下>불송치 사건 누가 견제하나
'불송치' 최종 결론처럼 여겨져
피의자, 유능한 전관 경찰 의존
'전관 경찰 로펌행' 심화될 듯
실제 퇴직자 30% 취업 시도
'전건송치 부활론' 엇갈린 의견
"불송치 이의신청 절차적 부담"
"검찰 보완수사 요구 남발 우려"
대형 로펌들이 전관 경찰을 경쟁적으로 영입하면서 내사·입건 등 수사 단계의 '초기 변호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현직 경찰이 휴직계를 내고 로스쿨에 진학하거나, 퇴직 후 로펌으로 옮기는 사례도 잇따른다. 경찰청을 거쳐 변호사까지 된 인재들은 로펌들이 앞다퉈 스카웃해간다. 이런 변호사 시장의 수요는 '퇴직한 엘리트 경찰' 공급과 맞물려 있다. 경찰청 조직의 인사 적체로 주경야독으로 변호사 시험을 공부해 고연봉의 로펌으로 이직을 준비하는 것이다. 한 경찰청 수사과장은 "경찰대 출신도 예전보다 승진이 어려워지면서 로펌행 유인이 커졌다"며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도입으로 경찰의 힘은 커지는데, 핵심 수사 인력은 변호사 시장으로 빠져나가는 추세"라고 했다.
13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취업 심사를 신청한 경찰 퇴직자 395명 중 30%(119명)가 로펌에 취업했거나 취업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관 경찰의 로펌행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다만 중수청 출범으로 경찰이 수사권을 독점하게 되면서 이런 추세는 더 심화할 전망이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사실상 최종 결론처럼 받아들여지고, 피의자 측에서는 "유능한 전관 경찰을 선임하면 된다"고 믿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찰의 불송치권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021년 문재인 정부 시절 폐지된 '전건송치(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결론과 관계없이 검찰에 송치하는 제도)'를 부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서를 받은 뒤 한 차례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사건 기록 전체가 아닌 경찰 의견서만 받을 수 있다. 2024년 기준 검찰의 재수사 요청 건수는 1만4243건으로, 전체 사건의 2.6%에 그쳤다.
예컨대 경찰 내부 비위 사건이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될 경우, 사법 통제가 원천 차단된다. 경찰의 불송치에 고소인은 30일 이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사건은 검찰로 송치되고, 검찰은 보완수사 요구나 직접 보완조사를 통해 기소 여부를 판단한다. 경찰이 사건 기록을 검찰로 보낸 날부터 90일 이내에 검사는 타당성을 검토하여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의신청이 되지 않으면 사건은 검찰 판단을 거치지 않은 채 끝난다. 제3자가 제기한 고발 사건의 경우 고발인에게 이의신청권이 없어 통제 장치가 사실상 없다.
현직 검사장은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엄격히 본다면 수사 주체(경찰)와 최종 처분(불송치) 주체가 동일한 구조가 과연 타당한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차장검사는 "한 사건에 송치·불송치 결정이 섞이면 송치 사건만 검찰로 넘어와 내용이 분절되고 절차가 늘어진다"며 "(전건송치가 안 돼) 검찰과 경찰 모두 '내 사건'이라는 책임감도 없어졌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변호사 자격 없이 전문위원이나 고문 등의 직함으로 로펌에 비상근으로 일하는 전직 경찰이 사건 청탁이나 유사 변론 행위를 할 경우,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있다. 다른 차장검사는 "로스쿨이나 변호사시험 성적 상위권 상당수가 경찰대 출신인 걸로 알고 있다"며 "현직 경찰의 변호사 겸직도 문제지만, 변호사 자격이 없는 전직 경찰이 하는 변론 관련 업무는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전건송치 부활론에 대한 의견은 갈린다. 한 현직 경찰관은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은 일반인에게 절차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사건이 묻히거나 유착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일리가 있다"고 했다. 다만 한 경찰서 정보과장은 "수사권 독립의 취지를 고려해야 하고, 전건송치가 부활하면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남발해 경찰을 통제하려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선 수사관들은 업무 과중으로 '차라리 모두 송치해 검찰이 판단하게 하자'라는 자조도 한다"며 "중수청이 도입될 경우 기존 경찰이 '하급 민생 범죄'만 담당하는 기관으로 위상이 축소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이러다 3천명 넘는다" 상상초월 발병에…'후진국 ...
마스크영역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경제 인사이트]부동산 세금, 9년을 버틸 수 있을까](https://cwcontent.asiae.co.kr/asiaresize/269/2026021308282085220A.jpg)
![[초동시각]설탕부담금, 세금논쟁보다 설계가 먼저](https://cwcontent.asiae.co.kr/asiaresize/269/2026021308330896636A.jpg)
![[기자수첩]개성공단 '보상'과 '지원'의 간극](https://cwcontent.asiae.co.kr/asiaresize/269/2026021210430293507A.jpg)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