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상폐' 포함 7개 주주제안
"PBR 0.2배, 배당성향 1%" 지적
트러스톤자산운용은 12일 태광산업 이사회를 상대로 기업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하고, 3월 정기주주총회에 자진 상장폐지 안건을 포함한 7개 주주제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이 자본시장 규율을 무시하고,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등 지배주주의 상속세 절감 수단으로 상장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태광산업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2배로 코스피 및 전체 상장사 중 최하위권이며, 약 4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부동산 가치를 반영한 실질 PBR은 0.17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배당정책도 문제로 꼽았다. 태광산업의 10년 평균 배당성향은 1%대, 소수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금 총액은 연 4억원 수준이라는 것이다. 태광그룹 상장 3사(태광산업·대한화섬·흥국화재)의 10년 평균 배당성향도 1.3%에 그친 반면, 흥국생명·흥국증권 등 비상장 계열사의 배당성향은 33%로 상장사 대비 30배 높다고 트러스톤은 분석했다.
이사회 독립성도 문제로 삼았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 이사회가 지난해 6월27일 상법 개정을 앞두고 자사주 전량을 대상으로 한 32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 발행을 추진했다가 반발 끝에 철회한 점을 거론하며, "트러스톤이 추천한 독립이사를 제외한 모든 이사진이 해당 안건에 찬성했다"고 비판했다.
트러스톤이 이번 주총에 올린 주주제안은 총 7건이다. 핵심은 소수주주 보유 유통주식 23만주(21.1%) 전량 매입 후 자진 상장폐지다. 회사가 상장유지를 선택할 경우 ▲채이배 전 의원·윤상녕 변호사 독립이사 후보 추천(분리선출) ▲선임독립이사 제도 도입 ▲성수동 등 비영업용 자산 매각 또는 개발 ▲자사주(24.4%) 중 20% 즉각 소각 ▲기업가치 제고 계획 수립·공표 ▲1:50 액면분할 등을 요구했다.
트러스톤은 "주총에서 주주들과 함께 표 대결에 나설 계획"이라며 내달 11일까지 회사의 전향적 답변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태광산업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계의 구조적 불황 속에 태광산업은 4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최선의 기업가치 제고방안은 자산매각이나 액면분할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사업을 재편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트러스톤에 대해 "회사가 미래의 생존 방안을 찾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러스톤은 또다시 소액주주 주식 매입과 상장 폐지를 주장하며 팔고 떠날 생각에만 골몰해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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