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설탕 '가격 담합' 3사에 4083억 과징금…대통령 엄단 지시 후 역대급 제재
CJ제일제당 1506억·삼양사 1302억·대한제당 1273억
월 9회 밀회하며 가격 인상 모의
인상 거부하는 수요처엔 ‘3사 공동 압박’ 치밀함
공정거래위원회가 설탕 가격을 담합한 제당 3사에 대해 총 408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 공권력을 총동원해서라도 시정하라"며 독과점 고물가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주문한 이후 첫 대규모 제재 사례다.
"담합으로 국민 고통 가중"…역대급 과징금 부과
공정위는 12일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개 제당사가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설탕 판매 가격의 인상 및 인하 폭과 시기를 합의한 행위에 대해 법 위반행위 금지명령, 가격 변경 현황 보고명령 등을 포함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083억 원(잠정)을 부과했다. 이번 과징금 규모는 LPG 담합 사건(2010년, 6689억 원)에 이어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 부과한 과징금 중 역대 두번째로 큰 액수다. 업체별로는 CJ제일제당에 1506억8900만원, 삼양사에 1302억5100만원, 대한제당에 1273억7300만원의 과징금이 각각 부과됐다.
공정위 조사 결과, 제당 3사는 원당 가격 상승기에는 원가 상승분을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가격 인상 시기를 합의했다. 특히 가격 인상을 거부하는 수요처에 대해서는 3사가 공동으로 압박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반대로 원당 가격 하락기에는 가격 인하 폭을 최소화하거나 인하 시기를 늦추는 방식으로 부당 이득을 챙겼다. 이들은 대표급부터 영업팀장급까지 직급별 모임을 조직적으로 운영하며 많게는 월 9차례나 만나 세부 실행 방안을 모의했다.
이번 사건에서 관심사였던 '가격 재결정 명령'은 최종적으로 발동되지 않았다. 이 명령은 담합으로 올린 가격을 강제로 철회하고 시세에 맞게 다시 정하도록 강제하는 초강수로, 이 대통령이 직접 활용을 지시하며 20년 만의 부활 여부가 주목받았다. 공정위는 제당사들이 조사 과정에서 선제적으로 가격을 인하함에 따라 법 위반 상태가 지속되고 있지 않다고 판단해 해당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신 향후 3년간 설탕 가격 변경 현황을 공정위에 연 2회 보고하도록 하는 엄격한 보고명령을 시정조치에 포함했다.
"먹거리 카르텔 타파"…밀가루·계란 등 감시 확대
지난 2007년에도 제당 3사는 15년간 설탕 출고 물량과 가격을 담합했다는 이유로 약 51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전력이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담합 의혹은 끊이지 않았고, 빵값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를 두고 검찰이 먼저 나섰다. 제당 3사의 담합 사실을 적발하고, 총 3조2715억원 규모의 설탕 가격과 인상 시기를 담합한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담합 전후로 설탕 가격이 최고 66.7%까지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수사결과가 나온 이후 이재명 대통령은 "독과점을 이용해 국민에게 고물가를 강요하는 행위는 국가의 공권력을 총동원해 반드시 시정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제당3사로서는 검찰 기소에 이어 이번 공정위의 과징금까지 잇따른 '철퇴'를 맞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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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이 사건은 식료품 분야에서 은밀하게 장기간 지속된 약탈적인 담합을 제재한 사건으로, 최근 국민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높은 식료품 가격을 안정시키고 독과점 사업자의 부당한 가격 상승에 경종을 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재 진행중인 밀가루, 전분당, 계란, 돼지고기 등 담합 사건도 신속하게 처리해서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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