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4000억달러↑…23조1000억달러 달할 전망
"대규모 감세 정책·이민자 제한으로 세수 기반 약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이민 정책으로 향후 10년간 재정적자가 지금보다 1조4000억달러(2027조원)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향후 10년간의 경제·재정 전망 보고서를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6~2035년 누적 재정 적자는 지금보다 1조4000억달러 늘어난 23조1000억달러(3경346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시기인 지난해 1월 추정치보다 6% 증가한 것이다.
보고서는 적자 확대 요인으로 지난해 7월 통과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을 꼽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 정책으로, 미국 내 시설이나 장비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율을 대폭 상향하는 대신 중국 등 외국단체(PFE)와의 연계를 제한하는 법이다. 이민 제한 정책도 향후 적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민자 제한으로 일부 복지비용은 줄어들 수 있으나, 노동력 감소로 세수 기반이 약화하면서 재정 적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세부적으로 살피면 10년간 적자 폭은 감세 정책으로 4조7000억달러(6807조원), 이민 제한 정책으로 5000억달러(724조원)가 각각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관세 정책으로 확보한 수입이 3조달러(4344조원) 규모의 적자를 줄여줄 것이라고 CBO는 내다봤다. 이자 순지출은 부채 증가와 평균 금리 상승으로 올해 1조달러(1448조원)에서 2036년 2조1000억달러(3041조원)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재정적자는 1조8500억달러(1448조4200억원)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5.8%에 달할 것이라고 CBO는 추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전 추정치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미국은 세금과 관세로 1달러를 징수할 때마다 1.33달러를 지출할 것"이라며 "이는 비상사태, 전쟁 등을 제외하고 역사적으로 보기 힘든 높은 수준의 적자"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인구 고령화, 의료비 지출 확대 등 구조적 요인으로 향후 10년간 재정 적자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036년 연간 GDP 대비 적자율은 6.7%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블룸버그통신은 "CBO의 전망이 맞다면,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말까지 적자를 3%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목표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회보장제도와 의료 지원 프로그램 등 보건 복지 분야 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다. 과거 50년간 GDP의 8% 수준이었던 이들 비용은 현재 11.2%로 늘었으며, 2036년에는 12.6%까지 오를 전망이다.
필립 스와겔 CBO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예산 전망은 재정 경로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현재 부채 수준이 아무리 높더라도 당장 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면서도 "문제는 정부가 지속 불가능한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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