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민주진보 교육감 '진흙탕'…후보 단일화 '공중분해'
"시간 끌기" 직격탄…문승태 이탈 공천위 신뢰 '제로'
'진흙탕' 속 김해룡 "끝까지 완주"
2026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남지역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 단일화가 '단일화'라는 목적지는 잃어버린 채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경선 관리 기구의 독단적 운영과 절차적 정당성 훼손을 견디다 못한 예비후보들이 이탈하고, 남은 후보들은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하며 정면충돌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도화선은 '민주진보교육감 전남도민 공천위원회(이하 공천위)'가 쏘아 올린 경선 일정 일방 연기였다.
◆ "원칙을 지켜라" 김해룡 측, '특정인 내정설' 정조준
경선에 잔류 중인 김해룡 예비후보(전 여수교육장) 측의 반응은 더욱 격앙돼 있다. 김 후보 측은 공천위가 내세운 '광주·전남 행정통합 대응'이라는 명분이 사실상 특정 후보 A씨를 위한 '시간 벌기용 꼼수'라고 보고 있다.
김해룡 예비후보(전 여수교육장)는 1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민주진보교육감 전남도민 공천위원회(공천위)가 후보들과 사전 협의도 없이 경선 일정을 일방 연기했다"며 "합의한 일정대로 진행하라고 요구했지만 무시당했다"고 밝혔다.
공천위는 지난달 30일 도민공천위원 모집을 마감하고 토론회와 투표를 거쳐 지난 10일 단일후보를 발표하기로 한 당초 계획을 파기했다. 광주·전남 행정통합 대응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김 후보는 "특정 후보를 위한 시간 벌기"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저는 술수 부리는 사람도 아니고, 누가 이기든 지든 일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상대 후보가 자신감이 없었고, 공천위를 저희 입장에서는 한 통속으로 봤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공천위가 광주와의 통합을 명분으로 내세운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광주는 이미 자체 일정대로 추진하고 있는데, 전남도 추진했어야 했다"며 "시간이 촉박하니 전남 단일후보와 광주 단일후보를 별도로 선출한 후 나중에 새로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솔직히 광주 공천위는 전남을 아예 신경도 안 쓰고 있는데 서로 합하자고 한 것"이라며 "광주는 이미 진행하고 있었고, 우리 전남 의견은 눈곱만큼도 생각 안 한다"고 비난했다.
김 후보는 "효율성 따지는 측면에서 선거도 얼마 안 남았으니 전남은 전남대로, 광주는 광주대로 일정대로 추진하는 게 맞다"며 "우선 전남 단일화 후보를 만들고 이후 광주와 다시 동등한 입장에서 합의해 단일 후보를 만드는 게 더 빠르다"고 주장했다.
◆"1위 후보 못 이기니 시간 끌기…성명서 발표 고려"
김 후보는 공천위의 일정 연기가 자신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전남 민주진보 참여 후보 중에서 계속 1위를 하고 있었다"며 "그 부분이 상대 쪽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었고, 어떤 룰을 적용해도 특정 후보가 저를 못 이길 것 같으니까 광주와 함께 가자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연장시켜 버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공천위가 갑작스럽게 룰을 변경하고 일정을 미룬 배경에 특정 인물을 밀어주려는 의도가 있다는 의혹이 파다하다"며 "이미 답을 정해놓고 나머지 후보들을 흥행 도구로 이용하려 한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높다"고 귀띔했다.
한편, 문승태 전 순천대 부총장은 지난 8일 불출마를 선언하며 경선판을 떠났다. 문 전 부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도민 중심이어야 할 경선이 공천위의 일방적인 권한 행사로 결정되는 구조를 보며 절망했다"며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완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그는 사퇴 직후 현직인 김대중 교육감을 돕겠다고 선언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이는 소모적인 경선 논란보다 현직의 교육 철학을 돕는 것이 실익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반(反) 김대중' 전선을 구축하려던 공천위의 구상에 치명타가 됐다.
◆ 성공한 광주 vs 파행의 전남…명분 잃은 '그들만의 리그'
전남이 내홍에 휩싸인 지난 10일, 이웃 동네인 광주는 '정성홍 단일후보 확정'이라는 대조적인 결과를 발표했다. 광주시민후보공천위는 시민공천단 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산해 정성홍 전 전교조 광주지부장을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 이로써 광주는 재선에 도전하는 이정선 교육감과 민주진보 단일후보 간의 명확한 대결 구도를 완성했다.
반면 전남 공천위는 후보자들의 신뢰를 잃고 대오가 무너진 상황에서 공천위가 내놓을 단일후보가 얼마나 대중적 지지를 얻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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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와 '진보'라는 가치가 무색하게도, 전남 단일화 경선은 밀실 행정과 불투명한 운영으로 인해 '진보 교육'의 명분마저 갉아먹고 있다. 경선 파행의 장기화가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김대중 교육감에게 '꽃길'을 깔아주는 반사 이익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은 공천위가 뼈아프게 새겨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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