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부실채권 매각 4조원…상호금융업권이 변수
부실 선제적 정리에도 신규 연체 증가
상호금융 NPL 규모 2021→2025년 4.4배 급증
자산건전성 부담 확대
올해 상반기 부실채권(NPL) 매각 규모가 지난해와 유사한 약 4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고물가·고환율 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상호금융업권의 부실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속도보다 신규 부실이 더 빠르게 쌓이면서 금융권 전반의 자산 건전성에 대한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삼일PwC(삼일회계법인)의 부실채권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들은 채권원금(OPB) 기준 약 8조1000억원의 부실채권을 매각했다. 이는 2023년 이후 연체율이 오르기 시작하자, 은행들이 부실 확산을 막기 위해 선제적 정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부실채권 매각 규모는 2022년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2024년 8조3000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은행은 대출금이 3개월 이상 연체되면 해당 채권을 '고정이하' 등급으로 분류한다. 이 단계에 이른 대출은 정상적인 회수가 어렵다고 보고, 부실채권으로 관리한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6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올해 상반기 부실채권 매각 규모는 2025년과 유사한 4조원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은행이 기존 부실채권을 털어내는 속도보다, 새롭게 발생하는 연체와 부실이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상승세다. 지난해 11월 기준 원화대출 연체율은 0.60%로, 1년 전보다 0.08%포인트 상승해 2018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11월 평균 연체율 역시 0.57%로 전년 연간 평균을 0.1%포인트가량 웃돌았다.
전체 대출 가운데 부실채권 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0.57%로, 1~2분기와 비교하면 소폭 하락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0.04%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와 부실이 함께 늘며 대출 자산의 질이 전반적으로 악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삼일PwC는 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주택을 제외한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질 경우, 상환 능력이 취약한 차주들의 부실이 현실화되면서 은행권에서도 연체·부실 대출 규모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상호금융권의 경우 대출 규모가 빠르게 늘어난 가운데 PF 부실 영향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NPL)까지 급등하면서 대출의 질이 악화하고 있다.
상호금융기관의 총여신(대출) 규모는 2012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6월 말 기준 716조700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2021년 말 약 12조원에서 2025년 6월 말 약 53조원으로 4.4배 급증했다. 이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수익성 제고를 위해 PF 관련 여신을 공격적으로 확대했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리 상승이 겹치며 해당 대출이 한꺼번에 부실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총여신 대비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그동안 1~2% 수준으로 관리돼 왔지만, 2023년 이후 PF 대출 부실화가 본격화되면서 2025년 6월 말 기준 7.4%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삼중고'가 장기화하면서 중소기업과 취약계층의 상환 여력이 추가로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89%까지 상승했으며, 특히 중소법인 연체율은 0.98%로 1%에 근접하는 등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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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권의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진 가운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9일 금감원 업무계획에서 금융시장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는 상호금융 조합별 연체율 현황을 밀착 모니터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체율·부실채권 정리 목표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상주 검사역을 파견, 취약 조합에 대해선 특별 검사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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