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만1100명 부족하다더니"…연평균 668명 증원, 어떻게 나왔나
보정심, 의대정원 5년간 3300여명 확대
추계위 논의엔 없던 '교육여건 상한선' 등장
정부가 앞으로 5년간 의과대학 정원을 연평균 668명씩 늘려 예비 의사인력을 총 3342명 증원하는 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증원분은 모두 서울을 제외한 32개 의대에서 지역의사 선발전형을 통해 뽑고, 졸업 후 10년간 지역 의료기관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한다.
하지만 7차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논의 과정에서 의사 부족분이 회의마다 달라지고, 당초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에선 논의된 적 없는 '교육 여건' 기준이 갑자기 등장하면서 "결론을 정해놓고 끼워 맞춘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시작된 보정심 1차 회의를 시작으로 의사인력 부족 규모는 논의를 거칠 때마다 등락을 거듭했다. 당초 추계위는 의사인력 수요 모델 6개와 공급 모델 2개를 결합한 12개 모형을 보정심에 전달했는데, 이에 따른 2040년 의사 부족 규모는 5704~1만1136명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새해 들어 진행된 2차 보정심 회의에선 부족한 최소 의사 수가 5704명에서 5015명으로 줄었다. 이어 지난달 13일 3차 회의에선 추계 기준을 2027~2031학년도 입학생에게 적용하기로 하고, 이들이 배출되는 2037년을 수급체계 기준연도로 삼았다. 이 과정에서 부족한 의사인력 규모는 2530~7261명으로 줄었다. 지난달 20일 4차 회의에선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의 제안으로 최대치였던 7261명 모형이 제외됐고, 부족 의사 최댓값은 다시 4800명으로 낮아졌다.
일주일 뒤 5차 회의에서 보정심 위원들은 "변수가 많은 모형은 불안정하다"며 '모형 안정성'을 앞세워 해외 의대 유입 등을 반영한 '공급 2안'을 폐기했다. 그 결과 의사인력 최소 부족분이 2530명에서 4262명으로 1732명이나 뛰었다. 최종적으로 이날 7차 회의에서 부족분은 4724명으로 확정됐다.
정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여러 데이터를 통해 추계위에서 12개 모형을 제시했고 1500~7000명까지 다양한 범위가 있었다"며 "추계위의 추계 결과를 존중하되 정책적 판단을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고 회의를 하면서 합의를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논란은 추계분을 실제 증원 규모로 환산하는 단계에서 더 커졌다. 지난달 27일 5차 회의에서 복지부는 의대 교육의 질과 수련 여건, 의료 현장의 수용능력을 고려해야 한다며 대학별 증원 상한선을 제시했다. 당시 복지부는 대학별로 현재 모집인원에 따라 국립대의 경우 정원 50명 이상인 의대는 지금보다 최대 30%, 정원 50인 미만은 최대 50%, 사립대는 정원 50인 이상인 경우 20%, 50인 미만은 30%를 증원 상한선으로 뒀다.
이는 추계위와 기존 보정심 논의에 없던 새로운 기준이다. 당시 보정심은 추계위 시나리오를 토대로 연간 732~840명 증원안을 논의 중이었지만 교육 여건 상한선을 적용하자 증원 규모가 연 579~585명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마지막 논의에선 국립대는 정원 규모에 따라 최대 30~100%, 사립대는 20~30% 범위에서 증원이 가능해졌다.
이날 보정심에선 최종적으로 표결을 통해 증원 규모를 결론내렸다. 하지만 보정심 위원 중 한명인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증원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회의장에서 먼저 퇴장했다. 김 회장은 "합리적 이성이 결여된 채 '숫자'에만 매몰된 정부의 결정에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금 즉시 각 의대를 전수조사해 실제 교육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모집인원을 다시 산정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역시 보정심에 참여 중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반대표를 던지면서 "당초 수급추계 결과보다 줄어든 증원안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18명의 보정심 위원들은 모두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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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장관은 "지난 (정부의) 의대 증원 과정에서는 과학적 근거와 민주적 절차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번엔 증원된 인원에 대해 모두 지역의사제를 적용해 목적을 명확하게 하고, 과학적 근거와 민주적 합의 과정에 기반해 결정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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