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인구감소까지 겹친 우크라
250만채 손실된 주택복구 안간힘
러 경제성장률도 0%대로 내려앉아
4년간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는 수백조원에 이르는 물적·인적 피해를 당했으며, 가장 시급한 과제는 250만채 이상 파괴된 주택복구로 알려졌다. 피해 복구에만 앞으로 우리 돈 760조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종전 협상이 체결된 이후에도 인구와 영토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인프라 재건에 나서야 하는 만큼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전쟁과 대러 제재 장기화로 석유 수출 수입이 대폭 줄어든 러시아 역시 경제성장률이 0%대로 추락하면서 경제위기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후 재건에만 764조 필요…최우선 과제 떠오른 '주택 복구'
유엔(UN)에서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 현지 피해 상황을 집계한 '우크라이나 긴급피해 및 요구평가(RDNA)'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 우크라이나의 주택 및 인프라 파괴에 따른 직접 피해(Damage) 규모는 1761억달러(약 257조원)으로 추정된다. 2022년 974억달러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전후 재건에 필요한 자금 규모는 5236억달러(약 76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재건 자금 항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주택(840억달러) 부문이다. 이외 운송(780억달러), 에너지 및 채굴(680억달러), 상업과 제조업(640억달러), 농업(550억달러) 등의 순으로 재건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전쟁 기간 동안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250만채 이상의 주택이 파괴되면서 주택 재건이 현안이 됐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는 주택을 잃고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서부로 넘어온 피란민인 '국내 실향민(IDPs)'은 370만명에 달한다. 이들 대부분은 살 집이 필요한 상태다.
CN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도 주택 부문 재건에 방점을 두고 개전 이후 지난해 10억달러 이상을 주택 재건 비용에 투입해 10만채 이상 주택을 복구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러시아군이 지난해부터 후방 지역 민간인 거주 구역으로 무인기(드론) 및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하기 시작하면서 복구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인구감소·영토축소 피해도 심각…매년 인구 30만명씩 감소
전쟁으로 우크라이나가 입은 가장 치명적인 피해는 무엇보다 대규모 인구 손실이 손꼽힌다. 우크라이나 법무부가 지난달 공개한 2025년 우크라이나의 신생아 숫자는 16만8700명, 사망자는 48만5200명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신생아보다 사망자가 3배 가까이 많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022년 개전 이후 신생아 대비 사망자 수가 매년 30만명 이상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개전 이후 사상자와 국외 탈출 인구까지 추산하면 우크라이나 인구는 전쟁 이후 수백만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립과학원 산하 인구학연구소는 2022년 2월 개전 당시 우크라이나 인구가 4200만명에 달했지만, 전쟁 이후 지난해 말 현재 3600만명까지 인구가 감소했다고 보고 있다.
출산율도 전후 크게 하락했다. 2021년 1.16명이었던 우크라이나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8명까지 급락했다. 현재 출산율이 회복되지 못해 인구 감소추세가 이어지면 2051년에는 우크라이나 인구가 2500만명까지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영토 감소에 따른 피해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군이 개전 이후 현재까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는 루한스크,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4개 주에 걸쳐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의 약 20%에 달한다. 특히 중화학 공업단지가 밀집해있던 루한스크와 도네츠크주는 기존 우크라이나 국내총생산(GDP)에서 15~20% 정도를 차지하고 있었던 지역이다. 우크라이나가 이들 지역의 실효지배권을 잃게 되면서 향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러 경제피해도 심각…경제성장률 0%대로 주저앉아
러시아의 경제피해 또한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러 제재 장기화와 국제유가 하락, 인구감소 등의 여파로 경제성장률도 0%대로 추락했다. 전쟁 종식 후 전시경제체제를 정상화하는 것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러시아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0.6%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0.8%로 하향 조정했다. 당초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4%로 전망됐지만 대폭 하향됐다.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은 2022년 -1.4%를 기록한 이후 2023년에는 4.1%, 2024년에는 4.3%로 집계됐다.
전쟁과 대러 제재 장기화에도 중국과 인도로 석유 수출이 지속되며 유지되던 러시아 경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성장세가 둔화했다. 개전 직후인 2022년 3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120달러선을 돌파하며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50달러선으로 급락했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러시아 재정의 40%에 달했던 국영 석유기업 세입 비중도 25%까지 떨어졌다.
막대한 사상자에 따른 인구감소와 유출도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러시아 통계청이 집계한 러시아 전체 인구는 2022년 초 1억4670만명에서 지난해에는 1억4350만명으로 320만명 감소했다. 전쟁 기간 발생한 전사자와 징병을 피해 해외로 도피한 청년 남성들의 인구 유출 등으로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러시아 산업계에서도 지난해 260만명의 노동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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