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상 용어 등 형식보다 실질 내용봐야"
"실질 과세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는 논리가 주효했습니다."
법무법인 화우 조세그룹 류성현 변호사(사법연수원 33기)는 최근 글로벌 IT 기업과 국내 대기업 간의 서비스 계약을 둘러싼 세금 분쟁에서 1심 결과를 뒤집고 승소한 후 비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수원고법 제3행정부는 화우의 논리를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던 1심을 취소하고 경정청구 거부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사건의 발단은 미국의 한 IT 기업과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가 세무당국과 분쟁이 생기면서 시작됐다. 이 IT기업은 발신자 식별과 스팸 차단 서비스를 스마트폰 제조사의 모델에 통합해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정액의 대가를 받았다. 회사는 이 대가를 '사용료 소득'으로 봤고, 한미 조세조약에 따라 15%의 법인세를 매겼다. 하지만 미국 IT기업은 해당 대가가 사용료가 아닌 사업소득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내 고정사업장이 없으므로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1심은 세무당국이 승소했다. 1심 재판부는 기업 간 계약서에 '라이선스 수수료'로 명시된 점이 '사용료 제공'으로 해석된 것이다.
◆"독립적 기술 아닌 서비스 접속 수단" 강조
미국 IT기업을 대리해 항소심 변론을 맡은 화우 조세그룹(류성현·이환구 변호사)은 전략을 새로 짰다. '명칭'보다 거래의 '실질'을 봐야 한다는 원칙을 전면에 세운 것이다. 화우는 여기에 쓰인 대가가 스마트폰 판매 실적에 연동되는 일반적인 '런닝 로열티'가 아니라 연간 고정액으로 지급되었다는 점을 내세웠다. 또한 향후 수익 발생 시 이익을 50:50으로 나누는 '공동사업적 성격'이 강하다고 집중적으로 변론했다.
화우는 법정에서 스마트폰에 탑재된 소프트웨어가 그 자체로 독립적인 가치를 지닌 기술 전수가 아니라, 원고가 관리하는 서버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 실시간으로 접속하기 위한 인터페이스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원고가 서버에서 서비스를 중단하면 스마트폰 내 소프트웨어는 아무런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빈 껍데기가 된다고 했다. 직관적 비유도 내세웠다. 예컨대 건설사가 아파트에 정수기를 설치한다. 정수기 회사가 입주민에게 물을 공급한다. 이 경우 건설사가 정수기 회사에 지급하는 돈은 기술 '노하우 전수 대가'가 아니다. '정수 서비스 이용 대가'다. 같은 맥락으로 이 사건 역시 스마트폰 제조사가 미국 IT기업의 기술 노하우를 빌려 쓰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를 이용한 것이라고 논증했다.
◆디지털 서비스 대가 성격 규정 기준 제시
이번 승소 판결은 IT 환경에서 지급되는 대가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대한 참조점이 되는 판례를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환구 변호사(37기)는 "계약서의 '라이선스' 등 문구만으로 기계적으로 사용료로 단정하는 관행에 제동을 건 의미가 있다"면서 "핵심 기술을 서비스 제공업체가 보유·활용하고 상대방에게 전수되지 않는 이상 사용료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본건 논리가 중요한 선례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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