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끄러운 정책, 다주택자에게 5월9일까지 시한을 정해 매각하라는 발표가 실패할 거란 기시감이 든다. 진즉에 실패한 부동산 정책들은 잊을만하면 나온다. 왜 그럴까. 부동산에도 시장원칙 견지란 기본이 중요한데도 이것은 미루고 그때그때 잡히는 일만 하기 때문이다. 강남 집값이 높은 것은 강남에 견줄 다른 지역이 없기 때문이다. 수도권 집중도 마찬가지이다. 방법은 또 다른 강남, 수도권처럼 선호하는 지역이 생겨야 한다. 성장잠재력이 있는 곳에 규제를 풀어야 한다. 교육인프라도 고도화시켜야 하고 무엇보다 기업과 일자리가 풍부해야 한다. 세계수준 대학, 굴지의 기업은 뉴욕이나 도쿄가 아니어도 흔하지만 우리는 아니다.
이것은 분산과는 다르다. 강남 선호가 높다고 강남을 경쟁력 있게 만든 요소를 억제한다면 수도권 집중이 심하다고 수도권에 입지한 기관을 다른 지역으로 보낸다면 어떻게 될까. 억지로 만든 지역이 발전될 리도 만무하고 졸지에 격지 근무를 하게 된 사람들의 삶은 고단해진다. 선호 지역이 갖는 현재의 매력은 매력대로, 다른 지역은 또 그만큼의 수준을 갖도록 발전시켜야 한다.
세계문화유산 이슈로 강북을 발전시킬 세운상가 재개발은 머뭇거리면서 반년 넘게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는 모습이 그래서 안쓰럽다. 시한을 정한 다주택 매매 정책이란 부동산 시장이란 바다에 작은 돌멩이 하나 던져 보겠다는 것과 같다. 정부 이기는 시장 없다지만 시장은 정부에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보복을 할 뿐이고 그 대가는 정부가 아니라 전체 국민이 져야 한다. 부동산을 잡겠다고 정책을 쓸 때마다 부동산 가격은 올랐다. 돌멩이 작다고 키워가며 강물에 던져대니 물결이 일어 소란할 뿐 해결되는 것은 없다.
사실 정책은 아무리 세심히 설계해도 부작용이 있어 늘 조심하고 다듬어야 한다.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장관 후보는 자녀 결혼 이후에도 당첨 기준에 맞게 세대원 수를 유지하려 했다는 의구심을 넘지 못했다. 정책을 이용하려는 마음의 원초적 성격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부동산처럼 재산의 대부분을 건 게임에서 국민은 얼마나 생각이 많을까. 정책 하나로 해 보겠다는 단견은 애초에 버리는 것이 좋다.
사람들은 오늘도 정책이란 규칙을 놓고 게임을 한다. 부동산 매매 시점을 결정하고, 결혼을 언제 할지 정하기도 한다. 우리는 보다 나은 결정을 하기 위해 정부가 정한 규칙을 살핀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정작 성공한 프로리그에선 이렇게나 규칙에 신경 쓰지 않는다. 상대에 따른 맞춤형 전략을 개발해 꾸준하고 강도 높은 훈련으로 실력을 높여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로 팬들을 끌어들이려 훨씬 애쓴다. 일상에서 정책을 두고 유불리를 따지는 우리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다.
부동산 정책이 많아질수록 국민은 부동산에 신경도 많이 써야 한다.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서다. 생업에 여가에 신경 써야 할 시간에 때만 되면 정부 대책에 촉각을 세우게 하는 게 맞을까. 부동산 정책 실패를 미리 느끼며 정부에 제안하고 싶다. 때만 되면 나오는 비슷비슷한 부동산 대책 말고 사람들이 진짜로 모여들 만한 지역 발전을 억누르고 있는 칸막이와 규제를 일관성 있게 걷어내 보자고. 사실 그게 정부가 가장 확실하게 잘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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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우 배재대 교수(좋은규제시민포럼 규제모니터링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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