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은행 사후수습·자율배상 노력 반영"
은행권 충당금 30~50% 적립…제재 경감 예상
설명의무 위반 쟁점…법원 판결은 변수

금융감독당국이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논란과 관련해 은행들에 대한 제재 수위를 이르면 12일 확정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의 자율 배상과 사후 수습 노력을 제재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전 통지된 2조원대 과징금이 어느 수준까지 조정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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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12일 결론…이찬진 "제재심에서 은행 사후수습 노력 반영"

11일 감독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12일 홍콩 H지수 ELS를 판매한 은행들을 대상으로 3차 제재심의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대상은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곳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이들 은행에 대해 총 2조원 규모의 과징금을 사전 통지한 바 있다. 이번 제재심에서는 과징금의 최종 규모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이 원장은 제재심에서 은행들의 사후 대응 노력을 충분히 고려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9일 올해 금감원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이번 사안은 소비자 피해 규모가 크고,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불완전판매의 대표적 사안"이라면서도 "은행들의 사후 수습과 자율배상 노력을 제재심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발언을 두고 과징금 규모가 당초 통지 수준보다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은행들은 금감원의 분쟁조정안에 따라 전체 피해자의 90% 이상을 대상으로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자율 배상을 완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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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은 최근 국회에서도 ELS 과징금이 은행 여신 여력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지난 5일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홍콩 ELS 과징금으로 은행의 생산적 금융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념하겠다"며 "제재심뿐 아니라 금융위원회 단계에서도 같은 문제의식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과징금 수위를 은행 자본비율과 여신 여력에 과도한 압박을 주지 않는 선에서 조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은행권, ELS 과징금 대비 충당금 30~50% 적립…경감 가능성 반영

[금융현미경]12일 홍콩 H지수 ELS 제재심 결론…은행 과징금 얼마나 경감될까 원본보기 아이콘

은행들은 이미 상당한 규모의 충당금을 쌓아두며 제재 결과에 대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1조원대 과징금 중 약 2600억원을 충당금으로 반영했고, 하나은행은 3000억원대 과징금 가운데 30% 수준인 900억원가량을 적립했다. 신한은행은 약 3000억원대 수준인 과징금의 절반인 약 1500억원을 충당금에 반영했다.


농협은행은 2000억원대, SC제일은행은 1000억원대 과징금을 통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SC제일은행은 유일하게 과징금 전액을 충당금으로 반영한 것으로 전해진다.


충당금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이나 손실에 대비해 미리 적립해 두는 금액이다. 총 과징금 규모가 2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들의 충당금 적립 비율은 향후 제재심에서 과징금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을 일정 부분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제재심 이후에도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외부 자문과 외부 감사인 의견을 종합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재심 남은 쟁점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제재심의 핵심 쟁점은 은행의 설명의무 위반 여부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손실 위험 분석 기간을 기존 20년에서 10년으로 임의로 변경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금감원 기준상 금융회사는 최근 20년간의 가격 변동 추이와 수익률 모의실험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해당 기준의 적용 방식과 해석을 놓고 방어 논리를 펼치고 있다.


법원의 판단 역시 변수로 꼽힌다. 앞서 서울지방법원은 홍콩 H지수 ELS 투자자가 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설명의무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결한 바 있다. 해당 투자자는 투자원금이 20억원 규모로, ELS 투자 경험도 13차례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감원은 이 판결을 이번 제재심과 직접 연결해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 사례는 ELS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투자자로 일반 피해자와 동일선상에서 비교해선 안 된다"며 "법원 판결도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전 사안에 대한 결정으로, 이번 제재심과는 판단 기준이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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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심 결과가 확정되더라도 이후 금융위 절차를 거치며 과징금 규모가 추가로 조정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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