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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지방에 맡겨둘 수 없다”…국가책임 전환론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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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순 의원, 국학진흥원·독립운동기념관 지위 재설계 촉구

안동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지역 인문·역사 기관의 위상 재정립을 요구하는 묵직한 화두가 던져졌다. 지방이 떠안아 온 책무를 국가 책임의 영역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문제 제기다.

정복순의원 5분자유발언 하고 있다.

정복순의원 5분자유발언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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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순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한국국학진흥원과 경상북도 독립운동기념관의 법적 지위와 운영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미 수행 기능은 전국 단위를 넘어 국가 정책 수준에 도달했지만, 제도는 여전히 지방 출연기관의 틀에 묶여 있다는 진단이다.


정 의원은 "역할이 커질수록 안정적인 재원과 장기 전략을 담보할 체계가 필요하다"며 현재 구조로는 대규모 사업을 지속할 수 있게 추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기관의 성장 속도와 제도의 뒷받침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국학진흥원은 방대한 전통 기록을 집적·보존하는 국내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했고,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과 국제 교류 확대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 왔다. 하지만 광역 단위 재정 틀 안에서는 인력과 예산 운용에 한계가 뚜렷해 국가 단위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설계하기 힘들다는 것이 정 의원의 설명이다.


전국 규모로 운영되는 문화·교육 프로그램 역시 책임의 소재가 불명확하다고 했다. 사실상 국가사업의 성격을 띠지만, 재정 부담과 운영 위험은 지방이 떠안는 모순적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독립운동기념관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를 들이댔다. 독립운동의 기억을 수집하고 계승하는 일은 특정 지역의 과제가 아니라 국가 정체성과 직결된 영역이며, 따라서 운영 안정성 또한 중앙정부가 책임지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선례가 많지 않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정책 설계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기록유산의 규모와 축적된 전문성, 국제적 위상을 고려하면 국가 기관화 논의를 시작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국회와 중앙정부, 경북도, 안동시가 참여하는 공식 논의 구조를 마련해 법적 지위, 재정 분담, 관리 체계를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가 현실화할 경우 안동이 단순한 보존의 공간을 넘어 국가 인문 전략을 기획하는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역이 키워 온 기관이 어느 순간 국가의 자산이 되는 지점이 있다. 문제는 그 경계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을 때 발생한다. 기능은 중앙을 향해 확장되는데 책임과 부담은 지역에 남는 구조다. 이날 발언은 특정 도시의 요구라기보다, 대한민국이 역사와 정신 자산을 어떤 체계로 관리할 것인가를 묻는 말에 가깝다. 제도의 시간은 더디지만, 현실의 변화는 이미 그 문을 두드리고 있다.





영남취재본부 권병건 기자 g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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