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대 신약, 10명 중 6명 치료효과 없어…신속 급여화 재검토"
경실련, 초고가 신약 치료효과 실태 발표
킴리아·졸겐스마·럭스터나 등 효과 기대 못미쳐
"검증안된 신약에 건보재정 낭비 안돼" 주장
'기적의 항암제' 등으로 불리는 초고가 신약 상당수가 실제 치료 효과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채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9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회 투약당 3억600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신약의 효과가 4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부는 신약 급여 신속등재안을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0~2024년 연간 약품비는 연평균 7.7% 증가해 2024년 26조8000억원 규모에 달했다. 특히 이 가운데 공단이 협상한 신약 약품비는 연평균 13.1%로 더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는 건보료 인상률의 8배에 달한다. 특히 항암제와 희귀의약품에 적용되는 경제성평가 면제 제도가 확대되면서 사전 검증 없이 고가 신약이 급여로 편입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실련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초고가 신약 성과평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회 투약 비용이 3억6000만원에 달하는 면역항암제 '킴리아주(티사젠렉류셀)'를 사용한 환자의 59.1%는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2024년 킴리아주에 급여 적용에 쓰인 1296억원 중 766억원가량은 투입에 따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유전성 망막위축 치료제인 '럭스터나주(보레티진네파보벡)'와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스핀라자주(뉴시너센나트륨)' 역시 운동기능평가에서 효과가 나타난 비율은 50%에 불과했다. 두 약품의 상한 금액은 각각 3억3000만원, 9200만원이다.
하지만 실제 신약의 치료 효과와 관련된 사후평가 자료는 대부분 비공개로 관리되고 있다. 경실련은 "심평원과 건보공단에 초고가 신약의 치료 효과 및 성과 자료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제약사와의 계약 사항이라는 이유로 비공개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는 신약의 성과 자료가 비교적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급여 적정성 평가와 협상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현재 최대 240일에 달하는 급여 등재 기간을 최대 100일 이내로 단축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임상적 유용성·경제성 평가를 대폭 생략한 뒤 30일 내 급여 여부를 결정하고, 해외 8개국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약가를 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7년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했지만 아직 급여 등재가 되지 않은 희귀의약품은 77개(60개 성분)로, 이들 의약품 1개당 평균 치료비용은 약 2억9000만원에 달한다. 향후 제약사가 제시하는 가격을 그대로 받아들여 치료제마다 연간 100명이 사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등재 희귀의약품 약품비는 최소 1조5000억원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경실련은 이같은 약가 제도 개편안이 오히려 검증을 약화시키고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마저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정부가 신속 등재만을 강조하며 불확실한 위험과 재정 부담을 환자와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신약을 왜 환자에게 먼저 쓰고 그 결과는 공개하지 않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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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영 경실련 보건의료위원(목원대 교수)은 "해외 가격은 환급이 반영된 거품 가격일 가능성이 큰데 이를 검증 없이 그대로 들여오는 구조"라며 "불확실한 효과를 가진 초고가 신약에 대해서는 오히려 사전 승인제와 사후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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