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올해 업무계획 간담회
"빗썸 책임 물을 수 있는지 검토 중"
"특사경 인지수사권, 금융위와 협의 완료"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9일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와 관련해 위반 사항 발견 시 즉시 현장검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빗썸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도 검토 중이다.
빗썸 사태에 "구조적 취약점 드러나" 지적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본원 2층 대강당에서 '2026년 금감원 업무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빗썸 사태와 관련해 내부 통제 운영의 적정성을 들여다보고 있고 위반 사항 발견 시 현장 검사로 전환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앞서 빗썸이 지난 6일 자체 이벤트로 당첨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 총 62만원이 62만개의 비트코인으로 오지급되는 사태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다음날인 7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현장점검을 진행했다.
이 원장은 빗썸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해 "현업부서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위반되는 부분이 있는지 개인적 의견을 드릴 순 없지만 판단할 부분이 좀 있다"고 답했다. 또한 "빗썸 사태 등으로 나타난 시스템상 구조적 취약점 해소 등 가상자산 시장 이용자보호를 위해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의 효과적 이행을 준비 중"이라며 2단계 입법 지원 의지도 강조했다.
사전 예방이 어려웠던 요인으로는 부족한 인력 구조를 꼽았다. 이 위원장은 "금감원 가상자산 쪽 인력이 20명이 채 안 되는데 이 중 대부분은 가상자산 입법 2단계 쪽에 집중 투입돼 있는 현실에서 사전 예방이 작동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빗썸 사태 이후 원래라면 (월요일인) 이날(9일) 나갔어야 할 현장 대응이 지난 7일 오전 바로 이뤄졌다는 점에선 소비자 보호 관점이 조금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자산운용사에서 요구하는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선 "ETF 관련 정책은 내가 함부로 말할 수 없다"면서도 "안전 확보가 안 되면 국민이 금융거래를 못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사경 인지수사권, 금융위와 혐의 완료
이 원장은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인지수사권 부여, 불법사금융 특사경 도입의 경우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마쳤다고 확인했다. 인지수사는 금융위원회 수사심의위원회를 거쳐 진행할 수 있으며,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 내부 금융정보 등은 법원 영장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내부 수사심의위를 두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정보 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핵심은 48시간 내 결론을 내 신속하게 증거를 보존하자는 것"이라며 "유출되면 안 되는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금감원에서 회의하자고 했던 게 우리의 원래 입장이고 이 주체가 금융위 수사심의위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우려와 인력 등에 관한 사항이 정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이 요구 시 특사경을 확대할 수 있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원장은 "불법사금융 특사경 제도가 자리 잡고 다른 영역에서 특사경의 필요성이 형성되고 금감원의 신뢰가 쌓인다면 보험사기 등 다른 영역에도 특사경이 도입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MBK는 검사 착수…감리 20년→10년 단축
이와 함께 홈플러스 인수 과정에서 추가로 부정거래 혐의가 포착된 MBK파트너스에 대해서는 검사에 착수했다고 확인했다. 이는 지난해 4월 MBK파트너스 경영진이 기업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하고도 대규모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하는 등 사기적 부정거래 의혹을 검찰에 이첩한 것과는 별개다. 이 원장은 "여러 의혹을 면밀히 보고 위법 사항을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 상정해서 보는 중"이라며 "당사자 등 의견을 충분히 듣고 관련 법리 검토를 통해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올해 업무계획에서 주요 상장사에 대한 감리 주기를 20년에서 10년으로 줄이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금감원 감리 쪽 인력 상황을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스닥 부실기업 퇴출 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게 감리"라며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 근절을 위해 감리 기간을 줄였지만 우리 인력이 60명 정도인 현실을 고려했다"고 했다.
금융위에서 추가 지정 과정이 진행 중인 종합투자계좌(IMA)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사모펀드(PE)를 배제해야 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인허가에 대한 결정권한은 없지만 PE 배제 쪽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며 "우리 제재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다"고 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제도시행 8년 만인 작년 말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IMA 사업자로 지정한 바 있다.
이 원장은 지난달 재산공개 내역에 담긴 벤처 개인투자조합 채권 관련해선 이해충돌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벤처 개인투자조합의 투자 대상은 10~15개 정도이고 이중 2~3%만 생존하고 상장을 하는 가운데 상장까지 걸리는 기간이 상당히 길어 이해관계가 충돌할 소지는 없다"며 "이 채권 투자는 소득공제용으로 7~8년간 쭉 해오던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보유하던 아파트 1가구를 판 계약금 2억원으로 국내 주식 지수형 ETF를 사들인 것과 관련해선 잔금이 들어와도 ETF를 사들일 것이라 말했다. 그는 "잔금에서 아내 지분 뺀 내 부분에서 사들일 것"이라며 "처음 넣었을 때를 보면 수익률이 상당히 높아 도움이 됐다"고 했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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