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은 하나, 교육은 둘?" 행정통합서 교육자치 논의는 소외…'통합 1인' vs '복수 교육감'
"통합했으니 교육감도 1인 선출"vs
"교육자치는 지역 단위 유지, 복수 교육감"
전문가들 "관련 논의 부재…숙의 과정 필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행정통합의 뇌관으로 '교육감 선출 방식'이 떠올랐다. 행정구역이 통합되는 만큼 교육감도 1인 단일 체제로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과 행정통합과 별개로 기존 지역 단위의 복수 교육감제로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당을 중심으로 2월 내 행정통합 특별법 처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교육자치에 대한 숙의가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국회에서는 '행정통합과 교육자치'를 주제로 한 포럼과 간담회가 잇따라 열렸다. 대한교육법학회, 한국교육행정학회 등이 각각 주최한 행사에서 전문가들은 "'초광역 행정체제 전환'이 행정 효율성에만 매몰될 경우, 교육자치는 공백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공통된 우려를 내놨다. 특히 광주·전남, 대전·충남 등 지역별로 교육감 선출 방식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는 배경에도 이러한 심층 논의의 부재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14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행정통합 시도지사-교육감 4자 회담'에 참석해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김대중 전남도교육감, 이정선 광주시교육감과 공동합의문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남도
광주·전남은 '통합 교육감' 체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광주시의회와 전라도의회는 각각 지난 4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대한 의견 청취의 건'을 의결하며 2월 특별법 국회 통과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앞서 광주·전남 시도지사·교육감은 4자 회의를 통해 행정은 물론 교육도 통합하는 데에 합의한 바 있다. 교육 행정도 일원화해, 정책 연속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교육계 일각에선 통합 교육감의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교육 의회'를 구성하는 특례 조항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일종의 '견제장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 등 교원단체와 시민단체 등은 "행정통합 논의 과정에서 교육자치를 강화하자는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며, 특히 특별법에 포함된 특목고·자사고 설립 특례 등이 지역 내 교육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숙의 과정 없이 의사결정이 이뤄질 경우 오히려 통합 이후 학교 현장의 혼란과 지역 간 갈등만 증폭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대전·충남에서는 '복수 교육감 선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전·충남 교육감 출마 예정자들은 행정통합이 출범해도 교육 분야에서는 '복수 교육감제'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도시형 교육'과 '농산어촌 교육'을 한 명의 교육감이 모두 책임지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대전과 충남은 전혀 다른 교육적 처방이 필요한 지역"이라며 특별법에 두 교육청의 행정적·재정적 독립권 유지를 위한 교육자치 특례 조항과 두 지역에서 각각 교육감을 선출하는 복수 교육감제를 반영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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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행정통합 특별법은 교육자치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려,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수정 충남대 교수는 지난 2일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연구와 숙의, 시범 적용을 통한 단계별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고, 김범주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이해관계자·전문가의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다각적 검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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