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형마트 새벽배송 급물살, 소상공 전담차관 존재감 절실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추진에 당정이 합의하면서 소상공인들의 반대가 더 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마트의 오프라인 의무휴업은 유지하되 온라인 배송에 한해 영업시간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 별도 규정을 마련하는 방안으로, 여당은 이르면 1분기 중 법안 처리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은 쿠팡과 대형마트 간 플랫폼 경쟁 구도를 조성하려는 취지지만, 쿠팡이 아닌 소상공인들이 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헌법소원까지 준비하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의 주무 부처는 산업통상부지만 직격타를 맞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대책 마련은 중소벤처기업부의 몫이다. 새벽배송 허용을 둘러싼 갈등이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소상공인 정책을 전담하는 중기부 2차관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졌다. 2차관은 중기부 출범 이후 8년 만에 도입된 직책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육성·보호를 전담한다. 2024년 기준 폐업한 개인·법인 자영업자가 100만명을 돌파한 점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한 입체적인 대책 마련이 얼마나 시급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기부는 법안 발의를 전후해 소상공인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해왔다. 중기부도 이처럼 나름의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법안 추진의 속도감을 감안하면 상생방안에 대한 논의나 상생협의체를 꾸리는 보완 대책 마련은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 점포를 활성화할 수 있는 상생협력 기금 마련 등이 정부 안팎에서 거론되지만 개정안의 충격파를 고려할 때 구체성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고 실효성을 납득시키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충환 전국상인연합회장은 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중기부와 만났지만 실질적 대안도 없고 의견만 물어보는 수준이었다"며 "당정 협의를 미리 해버린 것은 상인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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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는 '전달자' 역할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소상공인들은 정부가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고 현장과 제대로 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중기부 고위 관계자는 "법안 자체에 반대하기보다는 산업부 등에 소상공인 업계 의견을 전달했고, 상생안은 대형마트와 소상공인 업계가 협의해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이 추진하는 법 개정 추진을 무조건 제지하라는 것이 아니다. 소상공인들을 설득할 수 있는 보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기부의 역할이다. 소상공인들의 염원에 힘입어 전담 차관직까지 신설된 만큼 더욱 책임감 있는 자세로, 동시에 더욱 선제적인 태도로 존재의 의미를 입증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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