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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우먼톡]너무 잘 쓴 자기소개서, 탈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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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담당자, AI 활용 여부 알아
자신만의 살아있는 말 구사해야

[K우먼톡]너무 잘 쓴 자기소개서, 탈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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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업 인턴으로 지원하는 아들의 자기소개서를 읽다가 '너무 잘 써서' 깜짝 놀랐다. 평소와는 달리 오탈자도 거의 없고, 문장도 비교적 술술 읽히고, 무엇보다 '엄정함' '혁신성'같이 근사해 보이는 단어가 줄줄 나열돼 있었다. '내가 알던 아들이 맞나?' 잠시 혼란스러웠으나 짐작대로 자소서의 저자는 생성형 AI였다. 정확하게 말하면 소재 제공과 초안 작성은 아들이, 교열과 윤문은 AI가 맡았다.


실제 생성형 AI의 작문, 윤문, 교열 실력은 상당하다. 문장이 깔끔하고, 키워드 생성에 강하고, 무엇보다 그럴듯해 보인다. 문제는 번지르르한 자소서를 모든 취준생이 제출한다는 것. 채용담당자 입장에서 보라. 비슷비슷한 자소서를 읽다 보면 안성재 셰프의 단호한 목소리를 담아 "탈락입니다" 하고 싶지 않겠는가. 오죽하면 인사담당자들이 "다 비슷해요" "사람 냄새가 안 나요"라며 자소서 무용론을 외치고 있을까.

이런 사정과는 별개로 취업 시장에서 AI 활용 역량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메타는 일부 개발자 채용에서 AI 협업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고,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일부 대학원생 시범 채용 면접에서 AI 챗봇을 활용해 사례를 분석한 뒤 도출된 결론을 보완하거나 수정하는 과제를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 시절 'AI 역량검사'를 도입했던 국내 기업들도 최근 'AI 네이티브'를 강조하며 실무 평가나 면접에서 AI 활용 능력을 체크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AI를 활용하면서 '자신의 색깔이 드러나는' 자소서를 쓸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의 팁은 다음 세 가지 정도다. 우선, 자소서 쓸 때 가장 답답한 부분을 AI와 해결하라는 것. 취준생들은 자신의 경험치가 어떤 역량으로 평가될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AI의 개념화 능력을 한껏 이용해야 한다. "슈퍼마켓에서 아르바이트한 경험을 마케팅 직무의 KPI(성과측정지표)와 연결해서 말해줘"라고 물으면 '진열과 매출 관계' '고객 응대와 협업 능력' 등 기업에서 쓰는 용어로 정리해 준다. 자신의 경험이 기업에서 어떻게 평가될지 아는 건 자소서를 쓰는 중요한 힌트가 될 수 있다.


둘째는 AI가 도와준 문장이 과하게 정제되고, 문장 길이나 톤이 지나치게 일정하다면 반드시 자신의 말투로 바꿔야 한다. AI가 자주 쓰는 '교과서적 언어'를 '살아있는 내 언어'로 바꾸기 위해서라면 적당한 비문이나 어색한 문장을 허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한 인사담당자는 "많은 자소서에 생성형 AI의 흔적이 보이는데 오히려 중·고등학생이 쓴 글처럼 소박하고 솔직한 자소서에 눈길이 간다"고 말한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맥락 없이 튀어나오는 전형적인 문장을 조심하라고 한다. "이를 통해 OO역량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귀사에서도 빠르게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문장은 피하라는 것.

셋째는 대부분의 취준생이 자신에 대한 정보와 자소서 문항을 주고 AI에 초안을 작성하게 시키는데 이를 거꾸로 해보라는 것이다. 초안을 자신이 쓰고 AI에 윤문이나 글자 수를 줄이도록 요청하라는 것. 단, 이때도 AI가 좋아하는 '원론적인 단어'가 나오지 않도록 엄격한 조건을 줄 필요는 있다. 중요한 건 '나의 살아있는 말'을 자소서에 담아내는 것이니까.


그나저나 아들에겐 이렇게 말해줘야겠다. "못써도 좋으니까 네 말로 다시 써봐."


이숙은 취업의뼈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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