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고지로 조현병 치료" 美 보건장관 발언에 전문가들 '반박'
하버드대 팔머 박사 연구 인용한 듯
전문가 "초기 연구 과장한 것일 뿐"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른바 '저탄고지(저탄수화물·고지방)'로 불리는 키토제닉 식단이 조현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정신의학계는 "초기 연구를 과도하게 확대 해석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케네디 장관은 최근 테네시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가 먹는 음식이 정신질환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하버드대의 한 의사가 키토제닉 식단으로 조현병을 치료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을 돌며 '진짜 음식을 먹으라(eat real food)'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연설을 이어가고 있다. 케네디 장관은 이어 "이틀 전에 본 연구에 따르면 식단을 바꾸면 조울증도 치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NYT는 케네디 장관의 발언이 하버드대 정신과 전문의인 크리스토퍼 팔머 박사의 연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팔머 박사는 2019년 키토제닉 식단을 적용한 결과, 장기간 조현병을 앓아온 환자 두 명의 증상이 완전히 완화됐다고 발표했다. 그는 당시 "두 환자 모두 항정신병약 복용을 중단했고 수년간 증상이 재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례를 근거로 '치료 효과'를 단정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신의학회 회장을 지낸 폴 애플바움 컬럼비아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키토제닉 식단이 조현병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예비 증거가 소규모·단기 연구에서 일부 제시된 적은 있다"면서도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조차 부정확하며,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더욱 거리가 멀다"고 했다. 그는 "해당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 대부분은 여전히 항정신병약을 필요로 했다"며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크 올프슨 컬럼비아대 교수 역시 "현재로서는 키토제닉 식단이 조현병을 치료한다고 신뢰할 만한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NYT는 지금까지 정신 건강 치료법으로 키토제닉 식단을 시험한 연구들 가운데 상당수가 일반 식단을 섭취한 대조군을 포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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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장관은 과거에도 과학적 근거가 희박한 건강 관련 상식을 여러 차례 설파한 이력이 있다. 그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가 에이즈의 원인이라는 확립된 증거를 부인한 데 이어 코로나19가 유대인과 중국인을 제외하고 특정 인종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대표적인 백신 회의론자인 그는 각종 백신이 자폐증의 원인이라고 주장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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