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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 직전 항공권부터"…Z세대가 빠진 '분노 예약' 여행[세계는Z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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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스트레스 극에 달할 때 항공권 예약
호화로운 여행보다 회복·재충전에 초점
83% “기분 개선에 도움 됐다” 응답

편집자주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문화와 트렌드를 주도하며, 사회 전반에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는 세대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는Z금]에서는 전 세계 Z세대의 삶과 가치관을 조명하며, 그들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최근 미국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른바 '분노 예약(rage-booking)'으로 불리는 새로운 여행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이는 번아웃(burnout·극도의 피로와 의욕 상실)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는 순간, 충동적으로 여행 상품을 예약하는 행태를 뜻한다. 호화로운 여행을 즐기기보다는 회복과 재충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특징으로, 단기간·최소한의 계획·휴식 중심의 여행이 주를 이룬다.


번아웃 탈출 위해 일단 떠나자…美서 급부상한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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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행 보험사 페이(Faye)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번아웃이 사회 전반에 확산한 상황에서 미국인들은 여행을 통해 이를 해소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분노 예약' 현상을 조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여행객의 52%가 현재 번아웃 상태를 겪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3명 중 1명(32%)은 번아웃 해소를 위해 휴가를 예약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세대에서 번아웃 체감도는 더욱 두드러졌다. Z세대 응답자의 74%, 밀레니얼 세대의 69%가 번아웃 상태라고 답한 반면, X세대는 56%, 베이비붐 세대는 26%에 그쳤다.


번아웃이 일상화되면서 여행을 결정하는 데에도 감정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23%는 번아웃을, 21%는 직무 스트레스를 이유로 여행을 예약했다고 밝혔다. 특히 응답자의 22%는 최소 한 차례 이상 분노나 극심한 스트레스 상태에서 여행을 예약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페이는 이러한 흐름을 '감정 기반 여행'이라고 정의하며, 여행 예약이 단순한 휴식이나 여가를 넘어 현실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리적 욕구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응답자의 83%는 '분노 예약이 기분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페이는 또 "번아웃 양상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많은 이들이 일상을 '리셋'할 방법을 찾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며 "분노 예약은 충동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삶이 벅찰 때 스스로의 주도권을 되찾고자 하는 욕구가 자리하고 있다"고 했다.

인도에서도 유행 중인 '분노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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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도 유사한 여행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인도 최대 여행사 콕스앤킹스의 카란 아가왈 이사는 인디아투데이를 통해 "여행이 더 이상 휴가 일정에 맞춰 계획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정신적 탈진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며 "성수기와 무관한 예약이 늘어난 점은 여행이 여가를 넘어 일상을 재정비하는 수단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과거 즉흥 여행이 할인 항공권이나 연휴 일정, SNS에서 본 여행 사진 등에 이끌려 결정됐다면, 분노 예약은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번아웃에 대한 반응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영업직에 종사하는 크시티지 굽타(31) 역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즉흥 여행을 예약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두 시간 넘게 힘든 업무 통화를 마친 뒤 여행 인플루언서의 SNS를 보고, 그냥 어딘가 떠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날 밤 친구들에게 연락해 인도 마디아프라데시주 보팔로 향하는 항공권을 예약했다"고 전했다.


한편 인도 매체 NDTV는 분노 예약의 매력에 대해 "여행 자체뿐 아니라 '예약하는 행위'가 주는 즉각적인 해방감에 있다"며 "스트레스 상황에서 단호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 무력감을 행동으로 전환하고,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느낌을 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NDTV는 ▲비싼 비용 부담 ▲불편한 이동 일정 ▲여행 후 오히려 더 피로해질 위험 등의 부작용도 함께 지적했다. 이에 분노 예약을 고려할 경우 ▲사전에 예산을 정하고 ▲무료 취소 옵션을 우선 선택하며 ▲이동이 단순한 목적지를 고르는 등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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